추모벽에 명패 봉안하는 강신명 경찰청장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아버지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는 경찰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고진형 순경은 현충일인 6일 서울 경찰청 건너편 중구 의주로공원에 마련된 경찰기념공원에서 아버지의 이름이 새겨진 순직자 추모벽 앞에 섰다. 그의 아버지 고 고상덕 경감은 2009년 경기 파주시 자유로에서 부하직원 대신 주말 과속차량 단속을 하다 과속차량에 치여 숨졌다. 올해 순경으로 임관한 그는 “아버지와의 약속대로 경찰 제복을 입게 됐다”며 경찰기념공원 제막식에 참석해 아버지의 넋을 추모했다.
경찰청은 이날 고 경감처럼 경찰 창립 이래 71년 동안 업무 중에 전사하거나 순직한 1만3700명을 기리는 기념공원의 문을 열었다. 최근 5년간 순직 경찰은 75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기념공원은 중구청이 운영하던 소공원을 단장한 것으로 전사·순직경찰관의 명패가 새겨진 추모벽과 경찰 70주년 기념탑이 세워졌다. 경찰청은 “경찰 창립 이후 경찰관들의 희생을 추모할 대표시설이 없어 기념사업 차원에서 추진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기념공원을 현충일·경찰의 날 등 정례 추모행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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