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존 리 전 대표가 7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업무상 과실치사상·허위광고 혐의 피의자 신분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7일 존 리(48) 전 옥시 대표를 재소환했다고 밝혔다. 이날 존 리는 지난달 23일 출석 당시 피해자들의 항의를 받았던 상황을 고려한 듯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30분가량 일찍 검찰에 도착했다. 그는 “가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는 짧은 사과를 남기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신현우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2010년 5월까지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이 시기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때다. 그는 소비자들이 부작용을 호소하는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제품을 계속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제품을 판매했다는 추가 증거가 나와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존 리 전 대표를 재소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품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아이에게도 안전’ 등 허위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존 리 전 대표는 지난 23일 15시간가량 이뤄졌던 검찰조사에서 “제품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존 리 전 대표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구속영장 청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존 리에 이어 옥시 최고경영자를 지낸 거라브 제인(47)은 “바쁘다”는 핑계로 검찰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내로 싱가포르에 거주중인 거라브 제인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서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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