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롯데그룹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한 뒤 사흘째인 1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제2롯데몰과 롯데백화점 위로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008~10년 마트 등 잇단 인수
대규모 투자손실 초래
‘형제의 난’때 신동주 문제제기
검찰 회계장부 확보 면밀 조사
대규모 투자손실 초래
‘형제의 난’때 신동주 문제제기
검찰 회계장부 확보 면밀 조사
롯데그룹의 대규모 중국 투자 손실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7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에스디제이(SDJ)코퍼레이션 회장의 ‘형제간의 난’이 시작되면서다. 당시 롯데쇼핑이 중국 투자로 1조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신동빈 회장이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검찰도 롯데의 중국 투자 과정에서 대규모 배임과 횡령이 이뤄진 단서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롯데는 엠비 정부 시절 대기업의 해외 투자 독려에 발맞춰 2008년 홍콩과 싱가포르에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롯데쇼핑은 홍콩에 설립된 롯데쇼핑홀딩스를 통해 중국 투자에 나섰다. 2009년에 중국에 65개 마트를 보유한 ‘타임스’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또 롯데는 2010년 중국 홈쇼핑업체 러키파이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가 적정 가격보다 고가의 돈을 주고 중국 업체를 인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롯데그룹은 2010년 페이퍼컴퍼니인 엘에이치에스시(LHSC)를 세워 러키파이를 인수했다. 당시 롯데쇼핑의 홍콩지주회사와 롯데쇼핑 등 계열사를 통해 엘에이치에스시에 19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롯데는 해당 중국 기업들의 노하우와 인력 등을 고려해서 ‘영업권’ 명목으로 웃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가 중국 업체들을 고가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의 중국 부실 투자 의혹은 지난해 신동주-신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됐다. 당시 신동주 회장 쪽은 롯데쇼핑이 중국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1조원대 손실을 입었다며,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를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냈다. 신동주 회장 쪽은 지난해 10월 롯데쇼핑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1차 심문에서 “신동빈 회장이 해외 사업에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무리한 투자를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회계장부를 열람해 실패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신동주 회장 쪽 변호사는 △롯데의 중국 선양 부동산 투자 △무리한 중국 홈쇼핑 사업 투자 △중국 인타이 그룹과의 합작에서 손해를 떠안은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 판단을 잘못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본 것이다. 당시 신동주 회장 쪽은 2011년부터 5년간 회계자료를 요청했고, 롯데쇼핑에서 1만6000여쪽, 롯데호텔에서 5000여쪽에 달하는 관련 자료를 받고 소송을 취하했다. 신동주 회장 쪽은 “횡령, 배임 문제가 발생한 것은 2008년부터의 일이지만, 지난 5년간 자료만 봐도 그 전까지 회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역시 롯데그룹의 중국 투자를 알 수 있는 회계장부를 서울지방국세청과 롯데그룹 등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중국 투자 손실 규모는 애초 알려진 1조원대보다 많은 3조원대이며, 횡령 규모는 3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계열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통해 롯데가 국내 계열사를 통한 내부거래로 비자금을 확보했는지 들여다보는 동시에 중국 투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에 대해 보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며 “해외 거래 문제가 있으면 들여다본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디스팩트 시즌3#7_롯데 비자금 수사, MB 정권 인사들 떨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동주 에스디제이 코퍼레이션 회장. 한겨레 자료사진
[디스팩트 시즌3#7_롯데 비자금 수사, MB 정권 인사들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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