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이우환(80) 화백의 그림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화가가 경찰에 구속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부터 위작 판정을 받은 작품에 대해 이 화백이 스스로 “모두 내 그림”이라고 주장한 상황에서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그림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도 가열될 전망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2년 2월부터 11월까지 이우환 화백의 그림 55점을 위조한 혐의(사서명 위조 등)로 화가 이아무개(39)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술품 판매상 현아무개(66)씨와 함께 이 화백의 그림을 위조했다고 진술한 바 있지만, 경찰은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이미 혐의를 자백한 이씨의 도주 등을 우려해 지난달 30일 이씨를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현씨는 검찰에 구속기소된 상태다. 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3일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이우환 화백은 경찰에 출석해 국과수 등으로부터 위작 판정을 받은 작품을 직접 살펴본 뒤 “전부 내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음날에는 “경찰이 (작품들 가운데) 4점을 위작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혀 경찰의 무리한 회유 논란까지 일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방준호 고한솔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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