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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5·18 북한군 개입” 막말 간부 감싸는 경찰

등록 2016-07-11 16:49수정 2016-07-11 19:31

“5·18에 북한군 개입, 이재명 성남시장 처형해야”
‘SNS 막말’ 노원 보안과장 징계 커녕 보직 수평이동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하하고 ‘이재명 성남시장을 처형시켜야 한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해 논란을 빚은 현직 경찰간부가 최근 인사에서 징계 없이 인근서로‘수평 인사이동’한 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노원경찰서 보안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김아무개 경정은 7월 경찰 정기인사에 맞춰 도봉경찰서 경무과장으로 발령받았다. 김 경정은 지난 3월 ‘4·19는 간첩 세력이 일으킨 것’ ‘북한군이 5·18에 개입했다’는 등의 게시글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사진과 함께‘성남시장 이재명을 즉각 체포해 처형시켜야 한다’는 문구가 적힌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해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과장의 수평 인사이동의 적절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경정이) 에스엔에스의 특성을 잘 모르고 저지른 짓으로 뚜렷한 범죄 의도도 없었다”며 “에스엔에스에 올린 글이 보안과장으로서의 문제가 된다고 봐 보안과장 자리를 박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의성이 없는데다, 보안 관련 보직에서 물러나게 한 만큼 징계 없이 수평 인사를 한 것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취지다.

경찰은 김 경정에 대한 징계도 보류한 상태다. 서울청은 논란 당시 김 경정에 대한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지만, 11일 <한겨레>의 취재 결과 김 경정이 이재명 성남시장으로부터 모욕죄와 협박죄 등의 혐의로 고발돼 경기도 분당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징계를 보류했다. 서울청 관계자는“징계는 수사보다 뒷 순위에 있다. 분당경찰서 수사결과를 보고 (징계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경정은 내년 상반기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만일 경찰 수사가 늦어진다면 김 경정이 징계를 받지 않은 채 퇴직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5·18민주화운동 유관단체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도봉서 경무과장으로 옮겨갔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며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지 석달이 지났지만 징계하고 처벌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처장은 또“분당경찰서도 김 과장이 게시글을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라 공유했다는 점을 들어 단순 유포자로 분류해 사건을 축소하고 있다. 경찰 차원의 강력한 징계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과 민주유공자3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는 지난 4월 서울지방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김 과장을 즉각 파면하고 경찰청장이 이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엔 징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찰에 항의하는 서한을 두차례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분당경찰서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성남 시장도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경찰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에스엔에스에 올린 김과장의 글이 경찰의 입장과 다르다면, 경찰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이런 행위에 대해서 김과장을 바로 직위해제를 했어야 했다. 본인이 게시글을 공유해 올린 것이 명확한데 징계 절차를 바로 개시해야지 경찰 수사를 기다릴 이유가 있나”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국민을 처형해야 한다는 경찰 발언부터 시작해, 국민을 개, 돼지라고 하거나,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는 등 공무원들이 거듭 막말하고 있다. 국민을 존중한다는 공무원의 직분을 망각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유성범대위) 집회 현장에 술을 마신 채로 찾아가 집회 참가자와 몸싸움을 한 서초경찰서 소속 ㄱ정보관에 대해 “(바른)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 엄중 경고 조처하겠다”면서도 “나름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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