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성주군민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416광장 ‘진실 마중대’에 찾아와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위한 서명에 참여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416광장 ‘진실 마중대’에서 시민들에게 서명을 권유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아무개(50)씨는 지난 21일, 경북 성주군에서 올라온 30대 여성들을 서명대 앞에서 만났다.
임산부인 30대 여성은 이씨에게 “성주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직접 겪다보니, 언론의 왜곡 보도가 심각한 걸 알게 됐다. 세월호 참사 때, 배 보상 문제만 강조하는 일부 언론 보도를 보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아서 세월호 유가족들한테 미안했다”며 “사드는 성주 군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의 생명에 관한 문제다. 세월호 참사도 안전과 생명에 관한 문제니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서명지에 이름을 눌러썼다.
또 다른 성주군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불통’인 줄은 알았지만, 성주에 사드 배치 과정을 보면서 더욱 절실히 느꼈다”면서 “세월호와 밀양송전탑, 제주도 해군기지반대를 위해 목소리를 낸 분들에게 죄송함을 느끼게 됐다. 앞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이씨가 전했다. 이날, 성주군민 2000여명은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여한 뒤, 광화문 416광장 인근의 진실 마중대를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성주군민 150여 명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대한 정부의 방해 행위 중단과 성역 없는 조사수사 보장, 특별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에 대한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했다.
진실마중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정아무개(54)씨는 “많은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해 당시(21일)에는 성주군민인줄은 몰랐다”며 “서명 용지를 정리하면서 보니, 경북 성주군 성주읍에서 찾아온 분들이 서명에 대거 참여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 광장에 찾아와 성주군민들이 서명에 대거 참여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부에 당하면서 사회문제에 눈을 뜨고, 약자에 공감하게 된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그 마음 전하러 오신 발걸음들이 참 소중하다”, "진실의 편에 서는 한 혼자만은 아닐 겁니다. 힘없는 소수의 힘은 연대 뿐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글·사진/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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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 416광장 ‘진실 마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