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세이브더칠드런 ‘어린이 옹호활동가 캠프’에 참석한 47명의 초등학생들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8가지 놀 권리제안’을 전달했다.
“체육관을 열어주세요.” “아침 자습 대신 놀이시간을 주세요.” “쉬는 시간이 짧아 운동장까지 갈 수 없어요.”
서울의 초등학생 47명이 ‘친구들과 함께 맘껏 놀 수 있는 학교 만들기’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인 뒤 그 결과물인 8가지 정책 제안을 들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났다.
국제아동구호개발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어린이옹호활동가캠프’에 참석한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 47명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찾아와 1박2일 캠프 기간 동안 직접 만든 ‘어린이 놀 권리 정책 제안’을 들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대화했다. 이들은 직접 작성한 가삿말을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노래에 붙여 부르고, 손그림도 그려 설명했다.
제안 내용을 보면, ‘교실이 좁아 놀기가 불편하고 위험해요. 교실을 넓혀주세요’, ‘학교 안 다양한 시설을 개방해주세요’,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편안하게 놀 수 있는 전용공간을 만들어 주세요’, ‘쉬는 시간을 지켜주세요’ 등이다. 학생들은 “고학년들이나 운동부가 운동장을 차지해서 놀 공간이 없어요”, “다른 반 친구랑 놀려고 다른 반 앞에 서 있기만 해도, 선생님이 쓰레기 10개 줍기 벌칙을 줘요”, “쉬는 시간에는 이동 수업 준비하느라 쉴 시간이 없어요”, “수업 전 아침 자습을 하는데 놀았으면 좋겠어요”와 같은 학교 생활의 애로점을 생생한 목소리로 조 교육감에게 전달했다.
조 교육감은 “여러분에게 `놀이'는 정말 중요하고 저는 이를 돕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17명의 시도교육감들이 모여 ‘어린이 놀이 헌장’을 제정했다. 오늘 제안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 실태 연구’를 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3000여명 조사)의 넷 중 한 명(25.4%)이 하루에 1~2시간밖에 여가 시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7.6%는 하루 평균 1시간도 여가 시간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 사진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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