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가 박철 전 총장을 명예교수로 임용하려고 하자, 학생들이 이에 반대하며 총장실을 점거했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외대 학생 40여명이 10일 오후 6시께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직 수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총장실 점거에 들어갔다. 비대위는 이날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연 뒤 이날 오후 1시부터 총장실 진입을 시도했으며, 김인철 총장과의 2시간 면담에서도 명예교수직 철회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학교 쪽에서 박 전 총장에 대한 명예교수 임용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총장실 점거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는 지난 4일 “박 전 총장은 일방적으로 본교와 분교를 통합하는 등 ‘불통’의 상징이었으며 사립학교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아 학교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며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용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 5일에는 총장실, 부총장실, 교무처장실을 항의 방문하며 학교 당국에 9일까지 명예교수 임용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지만 학교가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한국외대 총장은 총장으로 재임중이던 2006년부터 학내 교직원들이 제기한 해고 무효 확인소송 등에 대응하면서 12억여원을 교비로 지출한 혐의(업무상횡령, 사립학교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 6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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