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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교도소서 성폭행 미수…재소자관리 구멍

등록 2005-10-31 11:52수정 2005-10-31 11:52

사건발생 4개월 후에야 기소 `은폐의혹' 대두
상습강간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가 교도소 안에서 직업훈련 여교사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까지 기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재소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은 6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탈주범 이낙성 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일도 채 안된 올해 4월 초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교도관들의 근무기강이 크게 해이됐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교도소 직업훈련 여교사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려 한 혐의로 최근 무기징역이 선고된 무기수 김모(42)씨의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당시 교도관의 동행없이 혼자 교도소를 활보하고 다녔다.

김씨는 용접교육 시간에 `치과 치료를 받고 오겠다'고 속이고 교육장을 빠져 나온 뒤 화장실에 들어가 피해자인 컴퓨터교사 A(30.여)씨가 수업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느라 한 시간 가량 자리를 비웠지만 아무도 김씨에게 신경쓰지 않았다.

또 범행에 사용할 도구도 미리 준비해 몸에 지니고 있었지만 교도소 쪽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A씨가 교육을 마치고 혼자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한 김씨는 입고 있던 티셔츠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뒤 24㎝ 길이의 쇳조각과 유리조각, 철삿줄, 비닐끈, 실끈, 면장갑 등을 갖고 컴퓨터 교육실로 들어갔다.

흉기로 A씨를 위협한 뒤 성폭행하려 했지만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가자 두 손으로 약 5분간 목졸라 살해하려다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교도관에게 발각돼 미수에 그쳤다.

김씨에 대한 감시의 눈길이 소홀했던 것은 김씨가 겉으로는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다 면회 오는 가족도 없어 교도관들의 동정심을 유발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가 1984년 강간치상죄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4년 가석방된 뒤에도 여성에 대한 복수심으로 10회 가까이 강간죄를 저질렀는가 하면 반항하는 여성을 살해까지 하려 하는 등 흉악한 범죄 전력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교도소의 감시소홀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또 김씨가 사건 발생 4개월이 지난 8월 말에야 기소된 것은 일반적인 형사사건 처리 절차를 감안할 때 1∼2개월 더 지연된 것이어서 사건을 감추려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그러나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관계자는 "교도소 내 사법 경찰관들의 자체 조사를 거쳐 5월 말에 검찰에 신속히 송치됐던 사건"이라며 "피고인이 `살인을 하려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법리 검토에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 사건 은폐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수용자 감시 소홀의 책임을 물어 용접교사 이모씨에 대해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으며 해당 지휘라인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교도관 한명당 수십명 이상의 수용자를 담당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감시가 소홀했던 것 같다"며 "사건 발생 후 여성과 수용자가 접촉할 때에는 특별히 철저한 감시를 하라는 지시를 일선 교도소 측에 내렸다"고 해명했다.

홍제성 기자 js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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