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화여자대학교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반대와 최경희 총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학내 본관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재학생 3명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감금됐던) 피해자 진술과 영상 등 지금까지 수사한 것을 종합해서 3명이 주도를 했다고 추정이 돼 소환통보를 한 것”이라며 “실제로 주모자 여부는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선 다른 학생들에 대해 추가적인 소환을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고, 수사를 진행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시(지난달 27일~30일) 본관 안에 있는 교수 등이 23번이나 112에 신고를 했고, 화장실에 갈 때도 따라다니는 등 실제로 감금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지난 5일, 학생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서대문경찰서에 제출했으나, 경찰은 감금죄 처벌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수사를 계속해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청장도 “학교(이화여대)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사를 중단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본관에서 농성 중인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6일째 본관을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경찰 수사 주모자 특정에 대한 학생측의 입장 발표문’을 내어 “우리는 누군가의 주도로 결집된 것이 아니라 소통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이화인들이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모인 것인 만큼 경찰이 찾으려고 노력하는 ‘주모자’가 없다”라며 “우리 모두가 주모자이며 경찰은 책임을 뒤집어 씌울 인물을 특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화여대 재학생 및 졸업생 200여명은 지난달 28일, 평생교육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를 시작했다. 당시 평의원회 교수를 비롯해 교직원 등 5명은 본관에서 나오지 못하다가 경찰 투입으로 30일 오후1시께 46시간 만에 본관을 빠져나왔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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