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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임명장 못받고 ‘직무대리’ 취임한 이철성

등록 2016-08-23 21:50수정 2016-08-23 22:21

경찰청장 취임식 못하고 직무대리로 업무 개시
역대 세번째 대행체제…경찰 내부 “우스꽝스런 상황”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님은 저의 오랜 동지이자 남다른 열정과 신념을 갖추신 훌륭한 지휘관이십니다. 이 청장 후보자님을 중심으로 모두가 힘을 모아 대한민국 경찰의 멋진 미래를 개척해 나가주시기를 바랍니다.”

임기제 도입 이후 역대 두번째로 2년의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강신명 경찰청장이 2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를 언급하며 힘을 실어줬다. 애초 강 청장이 준비했던 원고에는 없던 발언이다.

예정대로라면 이날 강 청장의 이임식과 함께 이 후보자의 취임식이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경감 시절이던 1993년 음주 교통사고 당시 신분을 숨겼다는 사실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서, 그는 강 청장 옆자리에 앉아 이임식을 지켜만 봐야했다. 이 후보자는 경찰청 차장으로서 이날로 임기를 마친 청장의 빈자리를 대행하게 됐다. 이 후보자가 청장 직무대리를 맡으면, 2005년 허준영 경찰청장의 사퇴로 청장 대행을 한 최광식 전 차장(25일간)에 이어 역대 두번째 경찰청장 대행이 된다.

청와대가 이날 이 후보자 임명 강행 뜻을 밝혔지만 이철성호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장신중 경찰인권센터 소장은 “청장 부재시 차장이 그 직무를 대리하는 것은 당연하고 적법한 절차지만, 그 대행이 지휘부 공백을 초래한 장본인이라는 것은 우스꽝스런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한 경찰 고위관계자도 “지금 상황이 내부적으로도 부조리하다고 느낄 수 있다”며 “임명장을 받더라도 음주 교통사고 당시 신분을 은폐했다는 논란이 임기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신명 청장이 이임사에서 이 후보자를 언급한 것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백남기 농민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오히려 “유언비어 유포나 불법폭력시위, 맹목적 비난만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준법’을 강조하고 충돌의 원인을 시위대에 전가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강 청장이 개인적인 차원에서라도 잘못을 인정하면, 그 뒷수습은 후임 청장이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남겨주고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인권운동사랑방 등 시민사회단체는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렇게 준법을 강조하는 경찰의 수장으로,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 거짓말까지 하는 사람을 어떻게 모실 수 있겠냐”며 이 후보자의 자격을 문제삼았다. 백남기 농민의 딸인 백민주화씨는 “단 한번도 문병 오거나 전화 한통 건 적 없는 가해자 경찰”이라며 “강 청장이 최악의 경찰청장인 이유는 사고를 내서가 아니라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이임식까지 하고 있는 뻔뻔함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허승 고한솔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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