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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시곤 “길환영, 세월호 때 박 대통령 뉴스 전진배치 지시”

등록 2016-09-01 19:09수정 2016-09-01 22:11

‘이정현 폭로’ 이어 길환영 보도개입 추가 폭로
길 전 사장 ‘청와대 보도’ 강행 정황 처음 알려져
‘대통령 관련 뉴스는 20분 이내로 전진배치.’

녹취자료 공개로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한국방송>의 보도에 개입해온 실태를 폭로했던 김시곤 전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이 길환영 당시 <한국방송> 사장의 청와대 관련 보도 개입을 추가로 폭로했다. 앞서 길 전 사장이 문자 메시지로 보도 개입을 해왔다는 정황들이 드러난 바 있다.

1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시곤 전 국장은 길 전 사장이 세월호 참사 하루 뒤인 4월17일 KBS 9시 뉴스에 13번째 뉴스로 배치되어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현장 방문 기사(‘박 대통령 현장방문 1분1초가 급해’)를 더 앞쪽에 배치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김시곤 전 국장이 특조위에 제출한 길환영 전 사장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면 김 전 국장이 “사장님~ 말씀하신 대로 그 위치로 올렸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길 전 사장은 “수고했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학교 김대중 도서관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 조사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서 언론통제 및 세월호참사 보도 문제 제6세션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시곤 전 한국방송 보도국장(맨 오른쪽)이 참석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학교 김대중 도서관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 조사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서 언론통제 및 세월호참사 보도 문제 제6세션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시곤 전 한국방송 보도국장(맨 오른쪽)이 참석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시곤 전 국장은 “(대통령이 진도를 방문한) 이 아이템이 원래 13번째로 편집되어 있었다”며 “이게 왜 중요하냐면, 길 사장은 대통령 보도를 다루게 하는 원칙이 있는데 ‘러닝타임(뉴스 시작 뒤 흐른 시간) 20분 이내에 보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뉴스 시작 뒤 시청자들의 집중도가 높은 20분 이내에 대통령 관련 뉴스를 배치해야 한다는 게 길 전 사장의 ‘원칙’이라는 것이다.

김시곤 전 국장은 통상 뉴스 시작 뒤 20분께에는 보도국에서 준비한 12번째 뉴스 혹은 13번째 뉴스를 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전 국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진도 현장방문의 경우 “세월호 참사와 관련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7번째로 올렸다”고 말했다.

길 전 사장이 대통령 관련 뉴스를 무조건 뉴스 시작 뒤 20분 이내로 배치하는 원칙을 세우고 관철하려고 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김 전 국장은 4월 23일에도 길 전 사장이 비슷한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기사(‘박 대통령 시진핑과 통화…북 핵실험 중단 요청’)가 31번째 뉴스로 배치되어 있었던 상황이었다. 뉴스 시작 뒤 52분께 방송이 예상되는 배치였다는 게 김 전 국장의 설명이다. 김 전 국장은 길 전 사장이 평소의 ’원칙’에 따라 이 뉴스도 앞으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으나 “(앞에 세월호 보도가 배치된 상황에서) 흐름상 맞지 않고 (이 뉴스를) 올리는 건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길 전 사장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 전 국장은 “길 사장은 ‘대통령께 누가된다’고 말하면 제 말을 잘 들었다”면서 이날 함께 공개한 또 다른 문자 메시지에 대한 설명을 했다. 이 문자에는 김 전 국장이 “사장님~VIP 아이템 오늘은 뒤로 배치하고 내일부터 자연스럽게 올리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자칫 역풍이 불게 되면 VIP께도 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썼다. 즉 길 전 사장을 설득하기 위해 ‘대통령께 누가된다’는 식의 문자를 보냈고 이날은 대통령 관련 뉴스를 ‘전진배치’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것이다.

김 전 국장은 이미 밝힌 바 있는 길환영 전 사장의 ‘보도 개입’ 행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도 내놨다. “보도국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길 전 사장이 ‘큐시트’를 팩스로 보내라고 요구해서 매일 오후 5시께 팩스로 보냈고, 토요일이나 일요일, 해외출장 등 길 사장이 회사에 없는 날엔 휴대전화로 큐시트를 사진 찍어서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는 것이다. “길 전 사장이 거짓 보고를 의심해서, 오전에는 길 전 사장의 최측근 인사에게도 큐시트를 팩스로 보냈다”고도 했다. 김 전 국장은 팩스 전송 기록을 근거라고 했고, 과거 한국방송 재직 시절 진상조사단 실무자로 일했던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역시 “팩스 전송 기록을 일일이 확인해 사실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최원형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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