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온나라 뒤흔든 지진공포…“아이 안고 부랴부랴 집 밖으로”

등록 2016-09-12 23:14수정 2016-09-13 09:46

경주서 규모 5.8 지진…1978년 관측 이래 최대
진앙지서 27㎞ 떨어진 월성원전 1~4호기 가동 중지
벽 무너지고 물탱크 파손 등 피해신고도 잇따라
경북 경주 인근에서 12일 기상청 관측 이래 최대인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서울을 비롯해 대전, 강원 산간지역, 제주 등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경주 인근은 세계 최대원전 밀집지역 주변이라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밤 12시께 매뉴얼에 따라 경주 인근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월성 1~2호기는 월성 1~4호기와 부지 특성이 달라 수동 정지하지 않고 정상가동 중이다.

기상청은 12일 “오후 7시44분에 규모 5.1의 지진이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발생한 데 이어 8시32분에 첫 번째 진앙에서 북서쪽으로 1㎞ 떨어진 곳에서 다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규모 5.8의 지진은 1978년 기상청에서 공식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지진이다. 1978년 속리산지진(5.2)과 홍성지진(5.0)이 남한 육상에서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로 큰 지진이었으며, 오대산지진(2007년·규모 4.8), 영월지진(1996년·규모 4.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로 지목된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는 월성 원전에서 27㎞, 고리 원전에서 50㎞ 떨어진 곳이다. 첫 진앙과 두 번째 진앙의 거리는 직선으로 불과 1.4㎞, 진앙의 깊이는 15km로 파악됐다. 가장 강력한 지진을 전후로 밤 12시 현재 91차례나 여진이 발생했다.

이날 경주에서는 주민들이 아파트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휴대전화가 불통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지진으로 동서발전 소속 울산 엘엔지 복합화력 4호기의 가동이 자동으로 멈췄다가 5시간만에 재가동됐다. 경주시 황성동 한 아파트에서는 물탱크가 파손됐고, 성동동 아파트 단지 등에서 상가건물 기와가 떨어지고 지붕과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부산 지하철은 1차 지진 때 5분, 2차 지진 때 2분 동안 운영이 중단됐다. 전국적으로 통신량이 늘어나면서 카카오톡 메신저도 한때 불통됐다.

경주, 부산, 울산 등 진앙지에서 가까운 대도시 주민들은 지난 7월 발생한 울산 앞바다 지진(규모 5.0)에 견줘 이번 진동이 1~2초가량 더 오래갔다며 불안에 떨었다. 이아무개(38·부산 금정구 장전동)씨는 “5층짜리 집에 살고 있는데, 집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아이를 안고 부랴부랴 집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지난 7월 느낀 흔들림이 그대로 다시 느껴져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남아무개(39·부산 남구 대연동)씨도 “아파트 38층에 살고 있는데, 머릿속이 하얗게 돼 아이들 셋을 감싸 안고 바닥에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밤 9시30분 현재 지진 진동을 느꼈다는 등의 119신고가 3만7267건 접수됐으며 부상자 2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일부 가벼운 건물 균열과 텔레비전 엎어짐 등 34건이 신고됐으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대책본부는 덧붙였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지진해일 가능성은 적고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원전 밀집지대 인근의 지진은 지난 7월5일 밤 울산 동쪽 해역 52㎞ 지점에서 일어난 지진에 이어 두 번째다. 이근영 선임기자, 부산/김영동, 원낙연 기자 ky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