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아동학대 발생 40곳 점수 평균 93.4점
평가인증 뒤 불시점검하니 87.1% 점수 하락
“평가인증항목, 평가방식 등 전면 개편해야”
평가인증 뒤 불시점검하니 87.1% 점수 하락
“평가인증항목, 평가방식 등 전면 개편해야”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의 평가인증 점수가 평균 90점 이상으로 높고,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을 불시 점검해보니 열에 아홉 가까운 곳이 점수가 떨어지는 등 정부의 어린이집 평가인증사업이 “부실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남인순·권미혁(더불어민주당), 김광수(국민의당), 윤소하(정의당) 의원 등이 5일 밝힌 한국보육진흥원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아동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의 평균인증 점수가 2014년 16곳 평균 91.7점, 2015년 40곳 평균 93.4점, 2016년 8월 말 현재 26곳 평균 93.15점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가 벌어진 이들 86곳은 사건 뒤 평가인증이 취소됐지만 이전에는 모두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김광수 의원은 “아동학대 관련 평가항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 어린이집이 높은 점수를 유지했다는 것은 평가인증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가리킨다”고 꼬집었다.
또한, 어린이집 평가인증 평균 점수는 2011년 88.8점에서 2015년 94.7점, 2016년 6월 기준 95점 등 계속 상향 평준화되고 있으나, 이들 어린이집을 직접 찾아 현장 점검한 결과 대체로 점수가 대폭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육진흥원은 평가인증을 받은 뒤 1년이 지난 어린이집 중 일부를 무작위로 선정해 확인점검을 하는데, 올해 들어 8월까지 어린이집 976곳에 대한 불시 점검 결과, 850곳(87.1%)에서 평가인증 점수가 떨어졌다. 남인순 의원은 “상시적 질 관리보다 평가인증을 위한 반짝 질 관리를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권미혁 의원은 “평가인증 항목, 평가방식 등의 전면적 개편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어린이집 평가인증사업은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보육진흥원이 수행하고 있다. 신청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정원 준수, 안전사고 보험 가입 등 필수기본항목, 현장관찰, 심의위원 심의 등을 거쳐 인증을 부여하는데, 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은 ‘안전하고 평화로운 어린이집’을 가리키는 인증 로고를 받아 3년간 어린이집에 게시할 수 있다. 지난해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76억6천만원이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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