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1시 백남기 투쟁본부와 유가족은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에 부검영장 발부를 취소할 것을 요구하며 백남기 특검 실시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고한솔 기자
백남기 투쟁본부와 유가족이 법원에 부검영장 발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가족 법률 대리인단은 헌법재판소와 서울중앙지법에 부검영장 발부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는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부검을 전제로 한 어떤 협의도 없다고 밝힌 만큼 법원은 부검영장 발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 쪽 법률대리인인 이정일 변호사는 “최근 공개된 동영상 자료를 보면,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이 백남기 농민 사망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할 수 없다. 경찰 물대포로 인한 사망 가능성만 남아 인과관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부검 영장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도 지난해 11월16일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높은 곳에서 떨어진 정도의 강한 충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넘어져서 생기는 손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점도 빨간우의의 남성이 백남기 어르신 사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형사소송법 93조에 의하면 구속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했을 때 법원은 직권으로 구속 영장 발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 대리인단은 17일 부검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과 헌법재판소에 부검영장 발부를 취소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투쟁본부 쪽은 특검도입을 위한 서명운동도 확대할 계획이다. 백씨의 딸 도라지(35)씨는 “검찰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신속히 수사해 재판에 넘겼고 한 위원장은 5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하지만 아버지 사건은 고발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 기소조차 하지 못했다. 검찰 수사에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검도입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혜화역, 서울역, 신촌 일대에서 특검도입을 위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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