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특혜 의혹을 해명하는 교직원 간담회가 17일 오후 이화여대 이삼봉홀에서 열리는 동안 학생들이 간담회장 앞에서 최경희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화여대가 최순실(60)씨의 딸 정유라(20)씨를 둘러싼 입학·학점 특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송덕수 이화여대 부총장은 17일 오후 교내 구성원을 상대로 한 정씨 의혹 관련 질의응답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학교 법인을 중심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체육특기생 정씨에 대해 일부 교과목에서 리포트를 받는 과정에서 다소의 관리 부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부총장은 “입시는 아주 엄정하게 진행됐고, 전혀 문제가 없었다. 특혜를 준 바도 없었다. 철저히 조사해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거기에 맞게 조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 부총장은 특조위 조사 결과가 정씨에게 소급적용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 대한 조치(만 한다)”며 “(정씨) 성적을 바로잡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씨가 채플에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출석한 것으로 처리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인터넷 사이트에 조작돼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씨 입학 당시 입학처장이 면접관들에게 금메달 딴 학생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의혹에는 “뽑아라 이렇게 말한 적은 없고, ‘메달리스트가 있다, 그것은 면접위원들이 알아서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이) 학생 전부도 아니고, 교수 전부도 아니다. 사퇴할 정도로 잘못한 것은 없다”며 최경희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 총장도 질의응답이 시작되기 전 기자들에게 “그간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설명할 예정”이라며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특혜는 전혀 없다. 이 점만 확실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학생 1100여명은 질의응답 행사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30여분 동안 “우리는 모두에게 공정한 이화를 꿈꾼다”, “왜 성실한 이화인들이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 하나요”, “잘 키운 말 하나 열 A+ 안 부럽다”, “금메달, 다그닥, 성공적” 등의 손팻말을 들고 “비리 총장 물러가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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