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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용두사미로 끝난 롯데수사… 신동빈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

등록 2016-10-19 20:30수정 2016-10-20 17:40

검찰이 밝힌 롯데 범죄액수는 3755억
검찰 수사로 총수일가 배임·횡령 등 비리 드러나
총수 비자금·제2롯데월드 인허가 비리 못 밝힌 건 한계
3755억.

지난 6월부터 4개월여 롯데를 수사해온 검찰이 19일 밝힌 총수일가 범죄액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가는 급여 횡령,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잇속을 챙기느라 바빴다. ‘베일 속 기업’인 롯데가 창사 이래 검찰수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애초 기대했던 총수일가의 비자금을 밝혀내지 못했고, 제2롯데월드 인허가 비리 등에 대한 수사도 착수하지 못 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등 총수일가 5명을 포함해 정책본부 간부, 계열사 대표 등 2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롯데 총괄하는 신동빈 회장 혐의는

먼저 검찰은 롯데그룹을 책임지고 있는 신 회장에게 508억원 횡령과 1249억원의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신 전 부회장과 서씨와 딸 신유미씨 등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아무 하는 일 없이 롯데그룹 계열사에 이름만 올려놓고 508억원의 급여를 받아갔다. 검찰은 신 회장이 다른 일가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경영권 승계과정을 지지받기 위해 공짜급여 지급을 총괄 지시했다고 봤다.

또 검찰이 신 회장이 경영실패를 무마하기 위해 계열사 간 불법지원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 신 회장은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롯데계열사를 동원하는 방식 등으로 471억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신영자 이사장과 서씨 모녀가 운영하는 회사에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회사에 778억원 손해를 입혔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법리상 다툼의 여지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후 (영장 재청구 검토를 위해) 신 회장에 대한 보완조사 있었고, 의율 쉽지 않은 부분 있어서 현재 상태로 수사결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비자금 조성 등 총수일가 비리 심각

검찰수사 결과 롯데 총수일가의 ‘기업사유화’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신 총괄회장에게는 신 회장과 함께 신 전 부회장과 서씨 모녀에게 ‘공짜 급여’를 지급하고, 롯데시네마 매점을 헐값에 임대한 혐의 외에 증여세 포탈 혐의 등이 추가 적용됐다. 신 총괄회장은 2006년 차명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6.21%를 신 이사장과 서씨 모녀에게 증여하면서 증여세 858억원을 탈루했다. 또 2009년 12월 보유 중이던 비상장주식을 계열사에 고가로 매도해 94억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이사장과 서씨 역시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 임대 외에 탈세 혐의도 받는다. 신 이사장은 560억원대, 서씨는 298억원대 탈세를 저질렀다.

다만 딸인 신유미씨에게 돌아간 지분 1.6%에 대한 증여세 298억원 부분은 기소 중지됐다. 검찰 관계자는 "탈세혐의 처벌을 위해서는 국내 거주자 요건이 있다. 현재 신씨는 일본 영주권을 가지고 있어 1년에 몇차례 한국에 오가고 있다. 거주자 요건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본인 진술과 자료를 함께 봐야하는데 서씨 모녀가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 전 부회장 역시 2005∼2015년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 급여 391억원을 받아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용두사미’로 끝난 롯데수사

하지만 롯데수사팀의 어느 정도 성과에도 수사 초기를 생각하면 ‘용두사미’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지난 4개월간 서울중앙지검 3개부서와 20여개의 검사를 투입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애초 기대했던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비자금이나 제2롯데월드 인허가 의혹 등이 드러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없었다면 총수일가의 거액의 탈세나 이권 챙기기 등이 드러나지 않았을 거 아니냐”면서도 “법원을 더 설득해 (신동빈 회장 등 구속영장 받아내) 로비수사나 의혹 밝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또 “(롯데 그룹의 핵심관계자인) 이인원 부회장이 소환 전 사망해서 일정부분 수사에 한계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이날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오랫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향후 재판 과정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 롯데가 사회와 국가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앞으로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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