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10월 청와대에서 열린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선수단 격려 오찬장에 참가한 정유라(맨 왼쪽, 당시 이름 정유연)씨. 대한승마협회 누리집 갈무리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가 2015년도 중앙대학교 체육교육과 수시모집 전형에도 지원했다가 불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중앙대는 모집 요강에 따라 원서접수 마감 이후 정씨가 획득한 아시아경기대회 승마 단체전 금메달 수상 실적을 평가 점수에 반영하지 않았다. 반대로 이화여대는 같은 시기 규정과 다르게 원서접수 마감 이후에 금메달 실적을 반영해 정씨를 합격시켜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2014년 9월 정씨는 1명을 뽑는 중앙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수시모집(올림픽 정식종목)에 지원했다. 중앙대는 같은 달 11일부터 15일까지 수시 지원자를 모집한 뒤, 10월 초 면접을 진행했다. 당시 모집요강을 보면, 지원 자격은 “올림픽 관련 종목의 국가대표급 선수로서 올림픽,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8위 이내 입상자”라고 명시돼 있다.
당시 중앙대 입학처 관계자는 “정씨가 3~5배수를 선발하는 면접 대상까지는 올라왔지만, 수시모집 요강 원칙대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점수에 반영되지 않았고, 합격자 순위 상위권에 들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면접 직전에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났고, 대회에서 딴 메달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구성원들 간의 오랜 회의를 거쳐 원칙대로 메달을 반영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모집 요강상 원서 접수 이후에 아시안게임이 이뤄졌기 때문에 메달은 평가에 반영이 안 된다는 것을 지원한 학생들도 알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같은 시기 수시모집을 진행한 이화여대의 경우, 정씨가 원서접수 마감(9월16일) 나흘 뒤인 20일에 획득한 아시아경기대회 승마 단체전 금메달을 평가에 반영했다. 규정대로라면 정씨는 지원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당시 이화여대 수시모집 요강은 “원서접수 마감일 기준 최근 3년 이내 국제 또는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개인종목 3위 이내”로 입상 실적을 제한했다. 정씨가 금메달을 딴 것은 마감일 4일 뒤였고 개인종목이 아닌 단체종목이었다.
입학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이화여대는 지난 17일 교직원을 대상으로 비공개 설명회를 열어 “1단계 서류 평가에서 (정씨의) 입상 실적을 반영하지 않았지만, 2단계 면접에선 정씨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평가에 반영했다. ‘종합적 평가’를 하는 면접에서 원서마감 이후의 입상 실적을 반영해도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화여대의 한 교수는 “수시모집 요강에 명시된 입상실적 반영기간을 서류평가에만 적용하고 이후 평가(면접 등)에서 적용하지 않는 게 통상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