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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백남기 장례식장 떠나는 ‘희망밥차' 물건들, 소녀상 곁으로

등록 2016-10-27 14:41수정 2016-10-27 16:13

세월호·평화의소녀상 등 장기농성 현장에 남은 물품 전달
“수없이 많은 시민의 후원과 모금…모두의 밥차였습니다”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인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에 세워졌던 ‘희망 포장마차'가 27일 문을 닫는다. 사진 오영애씨 제공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인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에 세워졌던 ‘희망 포장마차'가 27일 문을 닫는다. 사진 오영애씨 제공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인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에 세워졌던 ‘희망 포장마차'(일명 밥차)가 문을 닫는다.

밥차를 운영했던 오영애(57)씨는 27일 “9월25일 백남기 어르신이 운명하심과 동시에 희망 포장마차가 문을 열었고 한 달간 밥차를 운영했다”며 “셀 수 없이 많은 분의 물품 후원과 현장 모금함에 의존해 밥차를 운영했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밥차’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달 25일 ‘경찰의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시민 지킴이단이 밥을 굶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와 30일간 밥차를 운영했다.

지난 한 달간 오씨의 밥차에 실린 냄비는 불 꺼질 틈 없이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났다. 그는 퇴근길 빈소를 지키러 온 시민들을 위해 저녁 밥상을 차렸고, 밤샘 농성 뒤 출근하는 이들에게 소박하지만 따뜻한 누룽지를 대접했다. 오씨는 “평생 끓일 국을 다 끓이지 않았나 싶다. 영장 유효기한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 22일부터 25일 사이에는 3시간에 한 번씩 500인분의 국을 끓이고 하루 2000인분 이상 밥을 했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일도, 사람도 많았다. 어느 날 큰돈이 없었던 한 10대 소녀가 후원하고 싶은 마음에 생리대를 보냈다. 오씨는 “아줌마가 밥차를 운영한다니까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았다. 이렇게 마음을 써주는 게 예뻤고, 실제로 여성용품을 찾는 여성들이 밥차로 찾아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시민들이 보내는 물품이 끊임없이 쏟아지자 장례식장 주차장은 물품을 쌓아둘 공간이 부족했다. 급기야 지난 6일, 오씨는 물품 후원을 중단해달라는 공지글을 올리기도 했다. 쉼없이 대접하고도 남은 물품들은 이날 오전 트럭에 실렸다. 밤낮 없이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 지킴이와 광화문 세월호 리본공작소 등 여러 장기농성 현장에 전달됐다.

오씨는 함께한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밥차에서 처음 만난 방동국씨, 김형우씨, 고3 수험생인데 수시모집에 합격해서 매일 자원봉사 나온 임재원 학생이 함께해줘서 가능한 일이었다. 덕분에 밥차가 무탈하게 굴러갔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사진 오영애씨 제공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인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에 세워졌던 ‘희망 포장마차'가 27일 문을 닫는다. 밥차를 운영했던 오영애(가운데)씨가 함께 자원봉사를 했던 방동국(왼쪽)·이형우(오른쪽)씨와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오영애씨 제공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인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에 세워졌던 ‘희망 포장마차'가 27일 문을 닫는다. 밥차를 운영했던 오영애(가운데)씨가 함께 자원봉사를 했던 방동국(왼쪽)·이형우(오른쪽)씨와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오영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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