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30일 오후 3시30분께부터 오후6시20분께까지 경기도 가평군 청평터미널 근처 중국음식점 등에서 기자 7명과 대화를 나눴다. 이 변호사는 △정유라씨 부정입학 의혹 △미르·케이스포츠재단 관련 의혹 △청와대 문건유출 의혹 등 세가지가 이번 사건의 쟁점이라며 “(최씨에게)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군사기밀누설죄 등의 혐의가 있는데 이런 범죄는 범죄 주체가 공무원이어야 한다. (민간인이다보니)법리적으로 공모했다, 교사했다, 방조했다 이렇게 돼 있다. 범죄 주체가 안된다”고 말했다. 또 “특가법상 횡령, 뇌물(등의 혐의가 있는데), 왜 뇌물(죄가 되는지) 모르겠다. 직권남용도 마찬가지다. 내가 검사라도 고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누명 썼다는 건 좀 그렇고. 의혹 가질만한 구도는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이다.
최순실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가 30일 오후 동서울터미널에서 전화를 받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정유라씨 소환계획은?
“모른다.”
-정유라씨도 런던에 있나?
“런던에 있는지도 모른다.
-선임계 제출한 변호사 말고 다른 변호사도 있나?
“(고개 끄덕임)”
-검찰 수사관이 공항에 나갔단 얘기가 있다
“내가 나가서 혹시라도 불상사 생길까 걱정돼 관찰했을 뿐…검찰 수사관이 왔다고 해도 내가 알 수가 있나.”
-미리 조사 일정 조율 없었단 뜻이죠?
“(고개 좌우로 흔듦) 계획은 한번 소환되면 있는 거 다 밝힌단 취지다. 2차 소환, 3차 소환 하지 말고 있는 거 그대로. 본인도 그런 각오하고 있다.”
-내일 소환하게 되면 어떤 것이 쟁점인가?
“세 가지다. 첫째, 딸의 대학 부정입학. 둘째,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관련. 그리고 청와대 문건 유출 관련. 외국에서 부동산 산 것이 부동산등기법 위반된다는 취지의 얘기도 있는데 그건 그야말로 가벼운 터치로 생각한다.”
-고영태와 통화했나?
“전혀 모른다. 바깥에서 계획 짜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만화 수준 얘기다. 고영태 제가 본 적도 없다.”
-오늘 접견할 수도 있나
“내일 안에는 해야 한다.”
-내일 브리핑 무슨 내용인가?
“의혹 걷어내는 것이다. 안가에서 보호한다, 변호인 증거인멸 아니냐는 내용(의 의혹) 나오는데, 깨끗하게.”
-브리핑 시점은 접견 이후인가?
“알아서.”
-걷어낼 의혹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세가지 전부다. 부정입학 조종했다는 것 등 걷어낼 것이다.”
-가장 먼저 소명하고 싶은 부분이 무엇인가?
“나도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 규명이 안된다. 의혹 규명된 것 하나도 없는데, 나는 알긴 알더라도 사안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최원장 말만 믿고 어떻게…사람 심리라는 게 묘한 데 있다. 이제는 그냥 내 표현 그대로 시위로 활을 당기는 것이다. 되돌릴 수 없다. 숨길 게 뭐 있겠나. 득될 게 뭐 있겠나. (최씨) 예순 나이 돼서 예전에 대통령과 친분 있었단 걸로 뭘 버틸 수 있겠나.”
-최씨를 (공항에서 데려올 때) 은닉하려고 고민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은닉은 무슨 은닉. 검찰이 다 알고 있는데…해외에서 자진해서 들어왔는데 대놓고 은닉한다? 그런 어리석은 사람 어딨나. 이성적인 사고에서 너무나 동떨어진 화법이다. 당장 내일이라도 확인되는 일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는 게) 개탄스럽다. 만화같은 얘기다.”
-최순실씨 예전의 대통령과 친분 있었단 말은 지금은 대통령과 관계없단 취지로 주장하는 것인가?
“잘 모른다. 지금 있는지 여부는 내가 알 수 없는 것.”
-최씨에게 뭐라고 말했나
“좀 쉬고 있으라고 얘기했다. 말도 안되는 일들이 많이 있었잖아, 하나씩 걷어내보자(는 취지).”
-법적 대응하겠단 취지냐
“법적대응할 게 있겠나…
-공항에서 최씨 사진찍힌 거 아나?
“내가 어찌 알겠나. 나이 예순 넘은 할머니가 만신창이 된 상태서 하루이틀 정도 말미 주는 게 그게 무슨 그런 큰 죄가 되느냐. 그렇게 차가운 세상 아니지 않느냐.”
-최씨는 쉬고만 있나?
“쉬어야 한다.”
-따로 일정 없나?
“밖에 못 나간다.”
-돌보고 있는 보호자 있나
“혼자 들어왔으니까….”
-가족이 있지 않나?
“내가 관여할 일 아니다.”
-최씨 직접 연락하나?
“맞다.”
-정윤회 연락하나?
“전혀 없다.”
-최초로 딸 문제 때문에 변호인에게 연락했다고 했는데 무슨 문제인가?
“이화여대 (부정입학) 불거지면서…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때 조사했는데 그 사건보다 더 신경쓰이고 조심스럽다. 여성적 감성 고려해 생각하면 진상 접근에 도움될 것이다.”
-검찰과 입국에 관해서든 조사에 관해서든 사전조율 없었단 취지인가?
“누가 무슨 조율을 했다는 건가.”
-그럼 입국 사실에 대해서 검찰에 알리긴 했나?
“검찰이 그 정도 정보력은 있을 것.”
-최순실씨 서울 있나?
“서울에 있다.”
-오늘 접견하실 것인가?
“오늘 안에 접견계획 없다.”
-왜 청평으로 왔나?
“가까워서 기자들 따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일 브리핑 전에 접견하나? 오전에 접견할 계획인가?
“이대로면 모르겠다.”
-오전에 공항에 있었던 인물들은 수사관 아니란 말인가?
“모른다.”
-사설 경호원인가?
“우리 쪽 사설 경호원 아니다.”
-최씨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긴 한가? 몸 상태, 주변 이목 때문에 못 나오는 것인가?
“둘 다라고 봐야.”
-입국 하는 게 좋겠다고 한 사람이 변호인 말고 또 누구 있나?
“그 외엔 알 수 없다.”
-최씨 입국 뒤 국정원에서 데려갔다는 등 의혹도 나온다.
“국정원 조율 그렇게 말하는 사람 있으면 나오라 하라.”
-입국 설득한 건가?
“의견 얘기는 했다. 본인도 빨리 들어가려 한다고 어떠냐고 해서, 아 그럼 그게 좋겠다고 얘기했다.”
-애시당초 겁나서 나간 것?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딸 얘기는 2014년 1라운드가 제기가 된 것.”
-최씨 언제 나간 건가?
“9월.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독일에 기자들이 갔다
“독일 도시가 조그만한데, 파리 로마 특파원까지 오고.”
-런던 나오기 전 어디 계셨나?
“본인 얘기는 독일에서 런던으로 바로 갔다.”
-덴마크는 아니라고?
=물어봤다니까. 덴마크, 벨기에 나오고 하니까…아니래. 독일에서 바로 런던으로 갔다고 해.
-언제 런던으로 갔나?
“글쎄.”
-런던에 자택 같은 게 있는 모양?
“몰라.”
-런던에 비행기 타려고 가?
“네네. 기자들 이목을 좀 (피해서).”
-실제로 최씨 성격이 어떤가? 대장부인가?
“만 예순 넘은 할머니가 대장부면 얼마나 세겠나.”
-원래 개인적으로 알았나?
“전혀 (몰랐다). 정윤회 사건 (때문에).”
-정윤회 사건 때 (최씨와) 접촉 없어?
“없었다.”
-근데 어떻게 알았다고 하나?
“자기들 나름대로 (알아서). 정권 쪽하고도 상관없고 다른 쪽과도 상관없는 중립적 입장을 찾다보니. 그때도 정윤회씨한테 다짐받았다. 당신을 두고 비선실세라고 하는데 그렇게 오인될 만 한 게 있냐고. 내가 알아야 도와줄 수 있다고 (물으니) 아니라는 것이었다. 박지만 추적했다고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피곤한 사건 맡았다
“가장 소모적인 사건이다.”
-정윤회 사건의 경우 아니라는 식으로 넘어가지 않았나. 이번에도 변호사 느낌으로는 어떤가?
“(의혹)해소되기를 변호인으로서는 기대한다.”
-정유라씨 영국에 있나?
“글쎄, 그건 잘 모르겠어요. 엄마가 돌봐줄 수도 없는 상황.”
-애도 봐야할 것 아닌가?
“어쨌든 관심에서 좀 벗어났으면.”
-그게 가장 가슴 아프겠다.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다.”
-이대 입학도 억울하다는 취지인가?
“그건 아닌데.”
-학칙도 정유라씨 때문에 일부러 개정했다는 것, 증거로 입증할 수가 있나?
=안될 것이다. 반대입증이 훨씬 쉽다. 학칙 바꿔서 자격 돼서…금메달 딴 걸 가지고 마감 시점으로 하는데, 마감 후에 금메달 딴 것이 합격에 영향을 미쳐. 근데 이건 그거와 상관없고, 참고사항이었다는 것이다.
-출결은 이대도 비리 있었다고 인정하긴 했지 않나
“학교에서 인정하면 여기서 아니라고 하기도 곤란하다. 그건 이쪽에 불리한 것. 정유라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고, 비난 쏟아지고….”
-지금 어떤 혐의가 적용되는 건가?
“의혹을 혐의로 바꿔보면 많지 않나.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군사기밀누설 등. 그런데 이런 범죄는 범죄 주체가 공무원이어야 한다. 근데 이 사람은(최씨는) 공무원이 아니니까. 그래서 법리적으로 공모했다, 교사했다, 방조했다 이렇게 돼 있다. 단독범으론 안되니까. 그런데 그것은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다. 변호인 입장에선 범죄 주체가 안된다. 당연히 변호인 입장에선 그렇게 주장해야 한다. 또 특가법상 횡령, 뇌물 (등이 있는데) 왜 뇌물인지 모르겠다. 직권남용도 마찬가지. 재벌한테 압력 넣어서 돈 관리하라고 했다는 건데. 내가 검사라도 고민할 것 같다.”
-최씨는 대통령에게 미안하단 말 하던가?
“이 상황에서 미안하단 말 할 수가 있나.”
-본인 때문에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고 생각하나?
“유구무언이지. 태블릿피시 자기가 관리했던 (아니던) 간에 터진 건 사실이니까.”(청와대 압수수색 관련 얘기를 하다가)“검찰도 자기 스스로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는 것 같다. 뭘 찾아내지 못하면 어떡하려 그러나.”
-변호인단 언제 꾸리나?
“나 혼자서 역할을 다 못한다. 검찰 조사 들어갈텐데, 변호인 입회를 맡아야 할 사람이 (필요하다). 밤샘 조사하고 하니까 몇사람이 교대로 해줘야 할 것 같다.”
-(변호인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 있나?
“일부는 승락하기도 하고.. 근데 (변호사들이) 안하려고 한다.”
-최씨가 직접 염두에 둔 사람?
“그건 모르겠다. 법조에 대해 자세히 모를 것이다.”
-변호인단 규모는 어느 정도 생각하나?
“밤샘조사 안한다고 하면 단출하게 할 것.”
-청평에 왜 온 건가?
“여기 한 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으니까. 가까우니까. 따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최씨 이렇게 오기 쉽지 않았을텐데
“쉽지 않다. 쉽지 않다.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특검 어떻게 생각하나?
“잘 잘 알지 않나. 특검 해서 성공적 결과물 내놓은 게 삼성 특검 정도일 것. 거의 뭐.….”
-고영태씨 2박3일 참고인 조사 받았는데, 상당히 많이 얘기한 듯 하다. 걱정되는 것 없나?
“모르겠다.”
-고씨가 할 말이 많았던 거 아닐까?
“그런가….”
-최씨와 고씨 연락하나?
“글쎄.”
-최씨 변호인 말고 다른 사람과 연락하나?
“글쎄.”
-이성한씨에 감정 안좋나?
“내게 따로 말한 건 없다.”
-이 사건이 왜 터졌다고 보나? 최씨 입장에선 누명 썼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누명 썼다긴 좀 그렇고. 미르, 케이스포츠… 의혹 가질 만한 구도 갖고 있다.”
-문제 없다고 보는 것?
“….”
-세계일보 인터뷰는 변호인이 설득한 건가?
“(고개 내저음) 깜짝 놀라. 어떻게 된 건가, 뭔가 하는데. 저렇게 할지는 몰랐다.”
-독일에서 인터뷰한 건 맞나? 덴마크 얘기도 나온다.
“왜 자꾸 덴마크가 나오나. 글쎄, 독일 맞겠지.”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