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신: 오후 5시50분
5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된 2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 1부가 저녁 6시에 끝나고 행진이 시작됐다. 행진은 △광화문우체국에서 종로2가·안국로터리·종로1가 등을 거쳐 교보문고까지 △종로3가·을지로3가·시청·대한문을 통해 일민미술관까지 이어지는 두 경로를 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주최 측 추산 12만명, 경찰 추산 4만명이 집회에 참가 중이다.
1부 시국연설 무대에 올라온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최은혜씨는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는가,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 것인가 의문이다. 이화여대에서는 정유라 부정입학으로 최경희 총장이 사퇴했다. 최경희 총장 사태가 끝이 아니었다. 최순실은 전국 곳곳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침해,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있었다”며 “박근혜 정권은 진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국민은 빼앗긴 권력을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래퍼 제리케이는 ‘HA-YA-HEY’라는 곡을 부르기도 했다.
세 딸을 뒀다는 한 어머니는 무대에 올라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정직하게 착하게 살지 않으면 천벌을 받는다고 가르쳤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아도 아빠가 성실히 열심히 돈을 벌어오고 너희는 엄마아빠를 자랑스러워 해야한다고 말하면서 길러왔다. 그런데 말을 사 줄 수 없는 저와 남편은 자랑스러운 부모가 아니다. 왜 이 부끄러움이 우리 몫이 되어야 하는가. 다시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행진을 불허했다. 하지만 법원이 참여연대가 신청한 집회금지 통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행진이 가능해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김국현)은 5일 “신청인이 이 사건 집회·시위로 인한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300명의 질서유지인을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신청인은 1주일 전에도 유사한 성격의 집회·시위를 개최했으나 큰 혼란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교통 불편이 예상되나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함에 따른 것”이라며 “교통 소통의 공익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비해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이 집회·시위가 금지될 경우 불법집회·시위가 된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김지훈 기자
경찰은 법원 결정에 따라 도로 행진은 허용하되, 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을 막기 위해 광화문 세종대왕상 근처에 차벽을 설치했다. 경찰은 역대 최대 수준인 220개 중대 1만7600명의 병력을 동원했다. 고한솔 박수진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