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응답자 105명중 ‘잘하고 있다’ 한명도 없어”
“그 힘든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조사 결과는 나온 그대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로 역대 대통령 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은 지난 1~3일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상대로 한 정례 주간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3.1%포인트, 95% 신뢰 수준)를 발표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에 불과했습니다.
5% 지지율도 충격적이지만, 더욱 놀라운 수치는 호남 지역 지지율이었습니다. 0%였기 때문입니다.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사람은 지역별로 보면 서울 2%, 인천 4%, 대전·세종·충청 3%, 부산·울산·경남 9%, 대구·경북 10%로, 영남 지역을 제외하고는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예 0%라니?
누리꾼들은 ‘지지율 0%’라는 믿기 힘든 결과를 보고 “응답자가 없었던 것 아닌가” “0.XX도 그냥 0%로 하는 것이다” 등 여러 가지 추측을 내놓았습니다. 한 누리꾼은 “갤럽이 호남에서 0%를 강조해서 지역감정을 부추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한국갤럽은 지난 4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 힘든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조사 결과는 나온 그대로입니다”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날 발표한 교차집계표(http://gallupkorea.blogspot.kr/2016/11/2342016-11-1.html)를 보면 광주·전라 지역은 ‘빈칸’으로 돼 있지만, 강원과 제주 지역은 ‘-’로 표시됐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한국갤럽은 “ - 표시는 사례수 미달로 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이고, 0%는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가 있으나 0.4% 미만이라 반올림되어 0으로 기록하는 것”이라며 “응답자가 단 한 명도 없을 경우는 빈칸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호남 지역 응답자 105명 중 ‘박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한 누리꾼은 “호남 지역 지지율 0%에 묻힌 것 같은데, 학생층의 지지율도 0%를 찍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조사에서 각 세대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20대 1%, 30대 1%, 40대 3%, 50대 3%, 60대 이상 13%를 기록해 60대 이상을 제외한 연령층에서 사실상 지지율 0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습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한겨레> 그래픽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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