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압수 정호성 차명 휴대전화엔
대통령·최순실과 통화 녹음파일
대통령·최순실과 통화 녹음파일
검찰이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다이어리와 휴대전화 5~6대를 확보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기업 총수들과의 독대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 및 모금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할 주요 단서가 될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7일 오후 안 전 수석한테서 지난해 사용한 다이어리를 임의 제출받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 다이어리에는 지난해 박 대통령과 재벌 총수간 독대 경위와 내용 등이 담겨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24일 대기업 총수 17명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 간담회를 연 뒤 당일 오후와 25일 이틀에 걸쳐 삼성, 현대차, 엘지, 롯데 등 7명의 대기업 총수를 개별 독대했고, 이 자리에 두 재단 설립과 모금에 구체적으로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의 지시에 따랐고 재단에 대해 수시로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고 진술한 바 있어, 안 전 수석의 다이어리 등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개입한 결정적 단서가 확인될 지 주목된다. 검찰은 대기업 강제모금 수사를 위해 특별수사본부 검사 3명으로 전담팀을 꾸려 관련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2016년도 다이어리와 그가 사용한 휴대전화 5∼6대도 압수해 사건 관련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정호성(47·구속)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차명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 최순실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압수수색에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4대를 압수했으며, 이 중 차명폰 2대에서 정 전 비서관이 박 대통령, 최순실씨와 각각 통화한 녹음파일을 확인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과의 통화내용을 녹음한 이유에 대해 “더 정확하게 업무를 이행하고 놓치는 게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다만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최씨한테 국무회의 내용을 보고하거나 지시받은 내용이 들어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최씨와의 통화 내용을 녹음한 이유에 대해선 “아직 더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문고리 3인방’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해 “아직 소환 예정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에 머물고 있는 차은택씨의 ‘9일 귀국설’에 대해서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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