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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대통령이 무슨 잘못이냐’…극우세력 결집 시동걸었다

등록 2016-11-17 16:45수정 2016-11-17 22:41

박사모 19일 집회 총동원령
SNS엔 ‘시국물타기’ 메시지
청와대 강경 모드 전환 맞춰
댓글 알바 등도 적극 움직임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체카톡방에 퍼지고 있는 글’이라며 올린 사진. 사진 김영오씨 페이스북 갈무리.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체카톡방에 퍼지고 있는 글’이라며 올린 사진. 사진 김영오씨 페이스북 갈무리.
전국민적인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에 맞서 일부 극우단체들이 맞불 집회와 시위에 나서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깎아내리고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이 장년층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퇴진 요구를 거부하며 역공에 나선 시점에 발맞춰 외곽 단체들 역시 조직적인 반격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극우성향 단체인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행동은 1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대통령 하야반대 및 국가안보지키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주최쪽 추산 4000여명(경찰 추산 1800명)이 참석한 이 행사 참가자들은 “대통령의 죄과가 객관적으로 확인되기 전에 언론보도만 가지고 인민재판을 해서 안 된다. 정해진 임기를 채우는 것이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라고 주장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박 대통령 지지단체들은 오는 19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날은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박근혜퇴진행동)이 주최하는 4차 범국민행동이 열리는 날이다. ‘대한민국 헌법정신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는 이 집회는 박사모, 엄마부대, 자유청년연합 등 50여개 보수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오후 2시 서울역에서 1차 집회를 열고 거리행진 후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2차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사모는 이날 집회를 위해 ‘박사모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들은 박사모 누리집에서 “현재 박사모는 탄생 이후 최대의 집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박사모가 기획하는 장외집회는 정국의 흐름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오십시오. 서울역 광장이 미어터지도록 모여주십시오”라는 게시글을 올려 회원들에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일간베스트 등 극우 커뮤니티에는 ‘애국보수들도 하나둘씩 깨어나고 있다', `진짜 민심을 보여주자'며 19일 집회 참여를 벼르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시국 물타기’ 메시지들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최아무개씨는 “이달 초 성당에서 알게 된 지인이 대규모 단체카톡방에 초대해 들어갔더니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왔다”며 “지인이 ‘메시지를 주변에 퍼트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받은 글은 ‘비리 박물관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박근혜 정부 욕할 자격 없다’ ‘(전 정권과 비교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 비리는 하나도 없다’ ‘문화융성을 위한 미르문화재단과 케이(K)스포츠재단인 공익재단 설립 위해 기업에서 700억원을 모금한 것이다. 다만 최순실이 개입해 이권을 챙겼기 때문에 대통령이 비난을 받는 것이다’라는 것들이다. 최씨는 “막무가내로 박 대통령 옹호 글을 보내서 화가 났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까지 다 초대해서 선동하듯 정치적 발언을 쏟아놓길래 ‘경우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쾌해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톡방에 퍼지는 글’이라며 올린 글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뭘 잘못했어요? 독재했어요? 부정부패했어요? 최순실이 부산저축은행 사건 같이 피눈물 나는 서민들 돈이라도 빼먹었소? 있는 놈한테도 빼먹었으니 파렴치한 건 아니잖소”라며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옹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주로 중장년층의 카카오톡을 통해 확산되는 메시지는 △촛불집회 참여 시민들을 폄하하고 △박 대통령의 업적을 홍보하거나 △김대중·노무현 정부 비리 의혹을 나열하는 식이다.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3차 범국민행동에 참여했던 시민들을 두고 “돈을 받고 집회에 나온 것”이라며 폄하하는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이 글은 “집회 참가자 일당 5만원. 4인 가족이면 20만원 받고 모이기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이렇게 많이 걸을 줄(모일 줄) 몰랐다”며 “반정부시위에 나가, 나라를 죽이는 좀벌레짓에 자신을 5만원 일당에 팔아넘기는 폭도가 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좌파, 우파도 아니고 보수주의자도 아니”라는 한 스님이 “노조지부장 같은 사람이 ‘12일 무조건 많은 지인들 데리고 나오라’ 종용하며 ‘1인당 5만원 지급한다’고 작은 소리로 주위 눈치를 보며 말했다. …노조가 무슨 돈이 그리도 많단 말인가. 도대체 이 자금이 어디서 쏟아져 나오는 걸까”라고 말했다는 메시지도 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 등은 ‘촛불 회 참여 일당이 5만원’이라는 유언비어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댓글 아르바이트'가 다시 등장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기사에 ‘어제의 죄악을 오늘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죄악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라는 프랑스 문학가 알베르 카뮈의 말을 인용한 댓글이 달렸다. 그러자 이 댓글 밑에 서로 다른 아이디로 “이런 댓글 쓰면 시위충들 ㅂㄷㅂㄷ(‘화가 나 몸을 부들부들 떤다’는 의미의 인터넷 용어)하겠네. 시위 집회해도 박근혜 들은 척도 안하는데 진심으로 대규모 집회 시위하는 이유 좀. 대규모 시위 집회해도 바뀐거 아무것도 없는데”라는 내용의 댓글이 동시다발적으로 달렸다.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조직적인 댓글 부대가 여론조작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사회과학부)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아래서 이득을 누려온 이들이 이해관계에 위협을 느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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