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일 지난 2014년 국정개입 논란과 관련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정윤회.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정윤회(62)씨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내가 있을 때는 그런 일을 벌일 수 없었다”며 “지금처럼 잡음이 나오게 된 건 이혼 뒤 (최순실씨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금 불거지고 있는 국정농단 사례들은 정씨와 최씨가 이혼하기 전인 박 대통령 당선 초기에 집중돼있다. 정씨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간지 <월간중앙>은 7·10·11월 정씨와 세 차례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18일 보도했다. <월간중앙>에 따르면, `최씨가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배우자였는데 마음 아프지 않나'라는 질문에 정씨는 “충신과 간신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살다보면 기본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며 “어쨌든 현재로서는 (최씨가) 수사를 성실히 받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에 정씨도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결혼해서 함께 살았으니까 그렇게 의심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혼 후 나는 숨길 게 없다”며 “굳이 최씨와 선을 긋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한번 가지고 와라”고 부인했다.
이어 정씨는 야당이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 대상에 ‘정윤회 문건 파동'도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그 건과 관련해서는 감출 것도, 감춰야할 것도 없다. 오직 그분이 잘되길 바라서 칩거하고 있을 뿐인데 남들은 내가 마치 무슨 죄가 있어 숨어 지내는 줄 의심하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전 아내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관련없고 아는 바도 없다. 그저 내 업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안타까운 사람이 나”라고 답하며 “내가 있을 때는 그런 문제가 전혀 없었다. 내 앞에서는 그런 일을 벌일 수 없었다, 구조상. 지금처럼 잡음이 나오게 된 건 이혼 뒤 (최씨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딸 정유라씨를 둘러싼 이화여대 입학, 학사 특혜에 관해서 “어쩌겠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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