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부산 10만여명 “박근혜 하야하라!”
“저는 고등학생입니다. 공부하다 너무 답답해서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헌법을 파괴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합니다.”
19일 오후 5시께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 있는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부산의 한 고교 학생이 이렇게 외쳤다. 학생 20여명은 자유 발언을 이어갔다. 한 학생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국민이 박 대통령의 하야를 명령하고 있다. 즉시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은 ‘하야송’을 부르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청했다. 학생들의 발언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집회 장소 근처에서는 한 정당이 ‘박근혜 퇴진’이라는 글이 적힌 초록색 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시민들은 줄을 서서 풍선을 받은 뒤 ‘박근혜 하야 시국집회’가 열리는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으로 모였다.
19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후 6시께 쥬디스태화백화점 근처에서는 ‘문재인과 부산시민이 함께하는 시국 토크’가 열렸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부산시민은 1979년 부마민주항쟁으로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의 종말을 앞당겼다. 또 1987년 6월 항쟁으로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을 끝장냈다. 부산은 민주화의 성지”라며 “부산이 일어나면 역사가 바뀐다. 이제 부산이 일어났다. 박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외쳤다. 이어 문재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은 헌법을 파괴한 헌법 사범으로 대통령 자격이 없다. 나라를 더 혼란에 빠트리지 않기 위해 질서 있는 퇴진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사회자로 나선 표창원 더민주 의원이 “청와대까지 들리도록 크게 외치자”라고 하자, 시민들이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와 표 의원은 시국 토크를 마친 뒤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시국집회에 참여했다.
오후 7시30분께 쥬디스태화백화점으로 부산시민들이 구름같이 모여 있었다. 주최 쪽은 10만명이라고 했고, 경찰은 1만5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시국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고아무개(78)씨는 “예전엔 박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이따위로 국정을 운영할 줄은 몰랐다. 친구들도 모이면 박 대통령 욕하기 바쁘다. 우리나라가 바로 서기 위해서 박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8시50분께 도로를 꽉 채운 시민들은 각각 촛불, 풍선, ‘박근혜 퇴진’ 손팻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민들은 쥬디스태화백화점~서면교차로~송공삼거리~부산시청~연산교차로까지 4.2㎞ 구간 거리행진을 했다.
이날 오후 4시께 남구 경성대 앞에서도 박근혜 정권을 규탄하는 시국대회가 열렸고, 영도구 해동병원 맞은편 공원에서도 영도주민 시국선언이 열렸다.
부산의 100여개 시민·사회·노동·종교 단체로 꾸려진 ‘박근혜 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는 지난달 28일부터 날마다 저녁 7시30분께 쥬디스태화백화점에서 시국집회와 거리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부산/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 광주 금남로 가득 메운 4만명 “박근혜 퇴진하라”
“하야, 하야, 하야, 하야하여라”
19일 오후 6시50분 광주시 동구 금남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5·18민주광장에 모인 4만여명(경찰 추산 1만9천여명)의 시민들은 ‘하야송’을 한 목소리를 불렀다.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10만 시국 촛불집회’는 지난 12일 촛불 문화제 때보다 8배나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광주시민운동본부는 이날 깔개 2만여개를 준비했지만 집회 시작 뒤 순식간에 동이 났다. 5·18민주광장에 자리가 부족해 금남로 전일빌딩 앞에서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옛 가톨릭 회관)앞 까지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앉을 정도였다.
19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시국집회에 지난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민주화대성회를 재현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횃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집회엔 시민·사회단체 인사 뿐 아니라 고3 수험생들과 중·고교생, 대학생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와 회사원 등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이게 나라냐’, ‘당장 내려와’ 등이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신문식(53·북구 오치동)씨는 “최근의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분통이 터진다. 부끄러운 마음에 시민들이 주민등록증을 모두 모아 반납해 정부에 ‘불복종’하는 마음을 표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워매, 절반이 청소년입니다.”
사회를 맡은 백금렬씨는 “박근혜가 청소년들의 논술을 완벽하게 가르쳐주고 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백씨는 이날 시국대회의 주인공은 시민들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시민들은 연단에 올라 최근의 시국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시민들은 자유발언 사이사이 노래도 함께 부르고, ‘노래패’의 율동에 맞춰 박수를 치기도 했다.
백씨는 초·중·고생들의 이야기부터 청해 들었다. 한 여중생은 “우리의 희망이 좌절이 됐습니다. 바람이 불면 촛불이 꺼진다구요? 당신(박근혜)은 바람이 되질 못합니다. 우리의 촛불은 꺼지지 않습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중 2남학생은 “부끄럽고 화가 납니다. 정부 여당에 새누리당이 아니고 우리들이 모르는 당이 있었습니다. 바로 ‘무당’입니다. 그들은 대충 끝내려고 하지만 우리의 촛불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선 윤장현 광주시장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도 연단에 나와 시민들과 뜻을 함께 했다. 또 보건의료노조와 공무원 노조 관계자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했다. 한편, 광주시민운동본부는 매주 수수·토요일 오후 6시에 충장로 알라딘 서점이나 5·18민주광장에서 촛불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대구 30년 만에 최대 인파 거리로…“박근혜 퇴진” 외쳐
대구의 ‘저항정신’이 30년 만에 다시 되살아 난 것일까?
1946년 10월 항쟁의 시작은 대구였다. 미군정의 식량 배급 정책의 실패에 맞서 대구 사람들이 처음 항쟁을 시작했다. 대구에서 시작된 이 저항은 경남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횡포에 처음 반기를 든 것도 대구였다. 1960년 2월28일 대구에서는 학생들이 2·28민주화운동을 일으켰다. 이 저항은 3·15마산의거, 4·19혁명으로 이어졌다. 대구 사람들은 전두환 정권 때인 1985년 12대 총선에서 야당에게 절반의 표를 주기도 했다. 30년 전 대구가 보여준 마지막 ‘야성’이었다.
‘박근혜 퇴진 제3차 대구시국대회’가 열린 19일 오후 5시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600m) 도로가 사람들로 가득하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9일 오후 5시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600m)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제3차 대구시국대회’에는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아빠와 엄마가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함께 나왔다. 내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학생들도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을 향해 촛불을 들었다.
대구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참여한 것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30년 만이다. 2008년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대구 촛불집회(7000명)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나왔다. 대구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 퇴진 대구비상시국회의’는 참여한 사람을 3만여명으로 보고 있다. 반면 경찰은 5000명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실제 참여 인원은 약 2만명으로 추산된다. 60대 이하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김영순(50) 대구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내가 86학번으로 1987년 대구에서 학생 민주화 운동부터 했었는데 그때 이후로 대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나온 것 같다. 지난 30년 동안 대구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온 것은 처음 본다”라고 말했다. 장지혁(33)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은 “초를 1만개 준비했는데 처음에 금방 다 나갔다. 정확한 촛불집회 참여 인원을 파악하려고 앞줄부터 숫자를 세다가 1만4000명까지 세고 포기했다”고 했다.
대구·경북의 70여개 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퇴진 대구비상시국회의’는 지난 5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옆 길(길이 180m·너비 9~13m)에서 1차 대구시국대회(3000여명)를 열었다. 지난 11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길(길이 100m·너비 11m)에서 2차 대구시국대회(4000여명)를 열었다. 하지만 참가자가 계속 늘어나자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길이 600m·너비 21m)로 촛불집회 장소를 옮겼다.
권우현(15)군은 “어른들은 학생들보고 집회에 가지 말라고 하시는데 우리도 나가야 세상이 바뀌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친구들과 나왔어요. 우리가 어른이 되면 정당만 보고 선거를 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에요”라고 말했다. 문정원(15)양은 “집에만 있을 수 없었고 젊은 사람들이 세상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왔어요. 저희에게 투표권이 주어지면 지금 어른들과 달리 공약과 사람을 보고 신중하게 투표를 할 생각이에요”라고 했다.
이날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오후 6시30분부터 한시간 동안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봉산육거리~반월당네거리~중앙파출소 2.1㎞를 행진했다. 참가자가 많아 행진 행렬이 600m나 이어졌다. 사람들은 도심을 행진하면서도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김정엽(47·중구 삼덕동)씨는 “대통령은 지금 국민들이 평화적으로 시위하니까 퇴진을 안 하고 버티는 것 같다. 너무 화가 나서 도저히 집에 있지 못해 가족과 함께 나왔다. 대통령이 국민을 좀 무서워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익철(59·남구 이천동)씨는 “대구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슬그머니 내리고 풀이 죽은 모습을 보일 게 아니라 과거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몰표를 준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대구 사람들은 전국에서 제일 경제적으로 못 살면서도 늘 다른 지역보다 우월하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살아왔다”라고 비판했다.
촛불집회는 경북 곳곳에서도 열렸다. 경북 포항 북구 신흥동 북포항우체국 맞은편, 경주 성동동 경주역 광장, 안동 삼산동 안동문화의 거리, 영주 휴천동 영주역 광장, 상주 서성동 왕산역사공원,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맞은편 주차장, 김천시 성내동 김천역 광장 등 8곳에서 촛불이 켜졌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순천 망신’ 이정현, 박 대통령과 함께 물러나라”
박근혜 대통령의 심복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국회의원으로 선출한 순천시민의 분노가 촛불로 타올랐다.
박근혜 퇴진 순천시민운동본부는 19일 오후 6시 순천시 연향동 국민은행 앞길에서 시민·학생·노동자 등이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순천시민 촛불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로 나온 시민과 삼삼오오 친구들과 참여한 학생들이 많았다. 시민들은 특히 자신들이 뽑은 이정현 국회의원이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나서 정국수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데 대해 자괴감을 나타냈다. 최병래 민주노총 순천시지부장은 “대통령의 2선 후퇴는 이제 필요 없다. 국정을 멋대로 농단한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고, 호위무사처럼 행동하는 이정현 의원도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19일 순천 촛불집회에는 주말을 맞아 함께 참여한 가족과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시민 김은화씨는 자유발언에서 “하야할 때를 아는 대통령의 뒷모습이 아름다울 것 같다. 순천시민이 뜨거운 촛불을 흔들어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지키자”고 다짐했다. 시민 조수현씨는 “영준(7), 영훈(5), 영민(4) 등 세 아들한테 아름다운 나라를 물려주고 싶어서 함께 나왔다.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 양재완씨는 “‘왜 촛불을 드냐’는 5살 딸 아이한테 ‘나쁜 짓을 한 사람을 혼내주려고 그런다’고 답했다. 대답에 책임을 지려 6시간 동안 건전지로 점멸되는 ‘박근혜 퇴진’손팻말을 만들어 왔다”고 웃었다. 무대 위에선 ‘써니와 허니’·‘니글스’등이 나와 ‘하야가’, ‘민주주의여 만세’, ‘아침이슬’ 등을 합창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조은플라자~동부상설시장~대형약국~오병원~국민은행 등 2㎞ 구간에서 촛불 행진을 벌였다. 순천시민운동본부에는 민주노총 순천시지부, 순천시농민회, 순천시여성농민회, 순천와이엠시에이(YMCA), 전남동부지역사회연구소, 순천환경운동연합 등 1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순천시민운동본부는 오는 21일 오전 11시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순천시민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국회의원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한다.
순천/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 “‘춘천 망신’ 김진태, 박 대통령과 함께 물러나라”
“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더 좋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춘천 망신’ 김진태 국회의원은 함께 물러나야 합니다.”
19일 전국 곳곳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강원 춘천에는 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뿐 아니라 김진태 국회의원도 함께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의 지역구는 강원 춘천이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 촛불’에 대해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김 의원 발언을 의식한 듯 이날 춘천 석사동 로데오거리 인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는 시민 상당수가 엘이디(LED) 촛불을 들고 참여했다. 바람이 불어도 촛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항의의 뜻인 셈이다.
19일 춘천에서 열린 춧불집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김진태 의원 동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춘천/박수혁 기자
이날 한 시민은 김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는 뜻에서 엘이디(LED) 촛불 500개를 사서 집회 현장 인근에서 무료로 나눠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본인들을 춘천 70년생 개띠 모임이라고 밝힌 시민들은 “김진태 X 소리에 쪽팔려서 못 살겠다!!”는 내용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나와 참가한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펼침막을 든 이교선(47)씨는 “김진태 의원의 촛불 발언 등 계속된 막말 발언 때문에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들로부터 ‘왜 그런 사람을 뽑았냐’ ‘더는 춘천에 놀러 안 간다’는 식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 춘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워 반성과 항의의 의미에서 펼침막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 울산 “100만명이 안되면 200만명이 나선다”
울산에선 7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날 대회 참가 인원은 최근 울산에서 벌어진 시국집회 가운데 최대 규모다.
‘박근혜 정권 퇴진 울산시민행동’은 19일 오후 4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서 시민 노동자 학생 등 7000명(주최 쪽 추산 연인원·경찰 추산 4000명)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정권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울산시민대회’을 열었다.
울산의 시국집회 참가 인원은 경찰 추산 기준으로 지난달 29일과 지난 5일 700~800명에서 지난주 서울 집중 집회 때에도 1200명으로 늘어났다가 이날 4000명을 넘겼다. 참가자 구성도 처음엔 주로 노동자층이 중심을 이뤘으나 점차 학생 참가자들이 늘기 시작해, 이날은 시민대회에 앞서 오후 3시 청소년·대학생 시국대회가 따로 열릴 정도가 됐다.
울산 청소년·대학생 시국대회 참가자들이 “박근혜 퇴진”를 외치며 모래주머니를 던져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분장을 한 학생들이 들고 있는 박을 터뜨리고 있다.
울산시민행동은 이날 대회사에서 “100만 국민의 촛불 앞에서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바닥친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한다.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사태를 자초한 이들이 성난 민심 앞에 여전히 국민을 개돼지로 알고 막말을 한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그만 버티고, 아무일도 하지 말고, 빨리 사퇴해야 한다. 계속되는 거짓말과 버티기는 국민적 저항을 더욱더 키울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렇게 모든 세대가 함께 거리로 나선 적은 없다. 온 국민이 나서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우리들의 공동체를 복원해 가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가자. 100만명이 안 되면, 200만명이 나서서 대한민국을 제대로 세워 나가자”고 외쳤다.
이날 대회는 초등학생에서 50~60대 시민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자유발언과 문화공연 중심으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초등학교 다닐 때 나도 초등학교 다녔다”고 소개한 한 시민은 “장기판에도 말이 갈 길과 차가 갈 길이 따로 있는데 이런 규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장기판을 갈아엎어야 한다. 하물며 국가를 운영하는데서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자라나는 세대에 부끄럽고 죄송하다. 나같은 평범한 사람도 이렇게 부끄러움을 알고 참회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발언에 나선 학생들은 “우리의 촛불이 그들을 내려오게 했다고 역사책에 쓰고 싶다” “최순실 명령을 듣고 따른 박 대통령은 부통령이다” 등 다양한 발언을 쏟아냈다. 대회 뒤 참가자들은 롯데백화점에서 시내 달동사거리까지 왕복하는 4.6㎞ 구간의 거리행진을 벌였다.
울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8차선 도로 메운 대전 시민들 “박근혜 하야하라”
“박근혜는 하야하고, 새누리당은 해체하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는 시민의 목소리가 대전 도심을 가득 채웠다.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선 수만의 시민은 한데 어울려 집회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19일 저녁 7시 시국대회를 마친 대전 시민들이 갤러리아타임월드 앞 8차선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
19일 오후 5시부터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앞 도로에서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주최로 ‘박근혜 퇴진 대전 10만 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3만5천여명(경찰 추산 500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지난 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집회 때보다 10배 이상 많은 규모다. 교통이 통제된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파랑새네거리 사이의 4차선 도로와 인도가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시국대회는 시민 자유발언과 다양한 공연으로 이뤄졌다. 자유발언이 끝난 뒤 록밴드의 공연이 시작되자 시민들은 일제히 일어나 몸을 흔들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시민들은 시국대회가 끝난 저녁 6시5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갤러리아타임월드에서 대전둔산경찰청 앞 도로까지 풍물패를 앞세우고 행진했다. 3만명이 넘는 시민이 8차선 도로를 모두 차지하며 진풍경을 만들었다.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고등학생 강소정(17) 양은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강제로 끌려 내려오기 전에 깨끗하게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우리 고등학생은 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벌을 받는다. 한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라의 주권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무능한 대통령은 필요 없다”고 소리쳤다.
40대 직장인 안재익 씨는 “이 나라 국민인 것이 부끄럽다. 요즘 밤에 잠을 못 이룬다. 박근혜는 최순실의 아바타였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다 살릴 수 있는 그들을 무능한 대통령이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글·사진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 대구 시민 “여기도 이제 좀 바뀔 겁니다”
“대구에 살면서 참 답답했어요. 그런데 대구도 이제 좀 바뀔 겁니다.”
19일 저녁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중앙네거리~반월당네거리에서 열린 세번째 대규모 촛불집회에서 만난 정진석(61·수성구)씨는 이렇게 말했다. 공인중개사인 그는 2살 적은 후배와 함께 이날 촛불집회에 나왔다.
19일 저녁 세번째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정진석씨가 목에 팻말을 걸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정씨의 목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팻말에는 ‘이 여자 아직도 청와대 있나요? 무식, 무모, 무능, 무지, 무대책, 무책임, 독재, 독선, 독단, 독주, 전체, 전횡, 불통, 먹통, 깡통, 뺑통, 꼴통, 살기, 독기, 광기, 악기, 오기, 연기’라고 적혀 있었다.
정씨는 “박근혜 당선되는 날 대한민국에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대구 사람들이 뒤늦게 ‘이럴 줄 몰랐다’라고 하는데 나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그런데 나도 이 정도일 줄 꿈에도 몰랐다”라고 혀를 찼다. 그는 “(박 대통령은) 어릴 때부터 보고 배운 게 독재, 장기집권 이런 거 밖에 없을 건데 무슨 민주주의를 알겠느냐. 그런 사고 방식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경제를 살릴 능력도 없다. 경제의 ‘경’자도 모를 거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인중개사인 정씨는 대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았다. 그는 대구 사람들을 ‘역사의 죄인’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대구에서 80%가 넘는 득표율을 얻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과 정치 이야기도 잘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씨는 “대구는 80년대 마지막 야성을 보여준 것을 마지막으로 맹목적으로 1번만 찍어왔다. 막말로 대구는 ‘김일성 장군 만세’라고 해도 1번을 찍어줄 것 같은 곳이다. 아버지 박정희를 보고 딸인 박근혜를 지지하는 맹목적인 도시였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하지만 이번 ‘최순실 사태’는 너무 충격적이라서 대구 사람들도 이제 좀 바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촛불집회에 나온 이유를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것 같지도 않은데, 나라를 위해서는 꼭 물러나게 해야 해요. 결국 사람들이 단결해서 퇴진시키는 방법 밖에는 없는 거죠.”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 제주 밝힌 6천여 촛불…주최 쪽도 놀랐다
제주지역에서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한 성난 촛불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제주지역 학계, 종교계, 정치권, 농민, 여성 등 여러 분야 103개 단체가 참여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이 주최한 ‘박근혜 하야 촉구 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19일 오후 6시 박연술씨 춤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는 시작 1시간 전부터 시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집회가 시작된 오후 6시께 시청 앞 도로를 가득 메웠고, 7시가 넘어서자 주변 주차장까지 시민·학생들로 넘쳐 주최 쪽 추산 6천여명(경찰 추산 2500여명)이 모였다.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에서는 버스를 대절해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제주지역에서 이런 집회 규모는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다. 주최 쪽도 대규모 인파에 고무됐으며, “박근혜 퇴진이 이뤄질 때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3부로 나눠 진행된 이날 행사는 각종 공연팀의 춤판, 굿판, 노래판 등으로 참석자들의 흥을 돋웠다.
19일 오후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거리행진에 나서고 있다.
자유발언대에 나선 현명엽(18·오현고2)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는 법조인이 꿈이었다. 중3 때부터 나라가 이상해진 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 장래 희망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정치인과 그들과 결탁한 자본의 문제를 보면서, 대기업의 자본이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한국의 경제를 바꾸겠다는 생각에 장래 희망을 바꿨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현군은 어버이연합에 대해서도 “억울하다. 저의 부모님은 그런 분들이 아니다. 어버이연합이 저희 어버이라면 호적에서 빼 달라”고 일갈했다.
제주여중 2학년 한 반은 수행평가를 위해 ‘박근혜 하야’의 찬반과 무관심을 묻는 팻말을 들고 다니며 시민들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김려원(15)양은 “학교에서 수행평가를 하는데 여러 논의를 하다가 박근혜 하야를 주제로 정하게 됐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가 아니냐”며 “같은 반 학생 전부가 집회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제주시 외도동에서 온 이연수(41)씨는 “정유라의 학교 비리를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말문이 막힌다. 뼈 빠지게 돈 벌어 좋은 학원 보내도 힘든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게 나라냐. 세월호 7시간은 왜 해명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 광주 촛불집회 나온 지체장애인 “작은 힘 보태고 싶었다”
19일 저녁 광주 금남로 `10만 시국 촛불집회‘에 참석한 1급 지체장애인 강신영(24)씨와 강씨의 어머니 김현상(50·오른쪽)씨가 촛불을 들고 있다.
“이 정국에 ‘나 몰라라’하고 싶지 않았어요.”
19일 저녁 광주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10만 시국 촛불집회’에 참석한 강신영(24)씨는 휠체어를 탄 채 촛불을 들고 있었다. 강씨는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1급 지체장애인인 강씨는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장애인 학교인 ‘은혜학교’를 마친 뒤 호남대 상담심리학과를 졸업했다. 강씨는 자신처럼 어려운 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일을 하고 싶어 호남대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해 휴학 중이다. “바른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강씨의 어머니 김현상(50·광산구 선암동)씨는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일찌감치 금남로에 도착했다. 김씨는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있었다. 김씨는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때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집회에 나갔었다. 대통령과 주변 사람들이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것에 화가 나 작은 목소리라도 전하려고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 경남 창원에서 타오른 ‘1만개 촛불’“국정원 대선 불법 개입해서 대통령 되니까 좋습니까?
그래선 안 돼!
불법 권력으로 대기업 삥 뜯어서 주머니에 꼬불쳐 놓으니까 좋습니까?
그래선 안 돼!
세월호 304명 죽여놓고 아직도 9명의 학생은 차가운 바닷속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얼굴에 금실 넣어서 얼굴 당기고 새 옷 갈아입고 외국 놀러 다니니까 좋습니까?
그래선 안돼!
왜곡된 역사의식으로 국정교과서 만들라 하고 위안부피해 할머니들 아픔을 하나도 모르면서 마음대로 합의하니까 좋습니까?
그래선 안 돼!
개성공단 마음대로 철수해서 5만명의 원청과 하청 가족들 가정 풍비박산 내고 나니까 좋습니까?
그래선 안 돼!
미국과 일본의 개가 돼서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해야 하겠습니까?
모든 국민이 인자 고마하고 내려오라는데 꼭 그 자리에 있어야겠습니까?
그래선 안 돼!”
3분 자유발언을 하겠다고 직접 신청했지만 무대에 오를 용기가 없어 주저하는 부인 윤아무개(41)씨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창원시민 한광석(43)씨는 자작시 ‘박근혜에게. 그래선 안 돼!’를 낭송했다. 1만여명의 참가자는 “그래선 안 돼”라는 반복되는 문구를 구호처럼 큰소리로 함께 외치며 힘차게 박수를 쳤다.
19일 저녁 경남 창원시 창원광장에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1만여개의 촛불이 밝혀졌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경남시국대회’가 19일 저녁 5시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광장에서 김대하 창원진보연합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열렸다. 오후 4시께부터 한명 한명 모이기 시작한 시민은 오후 5시를 넘어서며 1만명에 이르렀다. 전날 밤 내린 비 때문에 바닥 곳곳이 질퍽거렸으나, 시민들은 자리를 가득 메웠다. 바닥 깔개와 먹을거리를 준비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많았다. 일찍 도착한 많은 이들은 자원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창원여중 1학년생인 강주연·윤지회·김지호양은 종이컵에 초를 끼워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도왔다. 강주연양은 “더이상 박근혜씨는 대통령을 하면 안 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나라도 시위에 나가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양은 “아빠가 ‘왜 박근혜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 너무 후회된다. 사람들이 많을 것이니 밟히지 않도록 조심해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김지호양도 “엄마가 ‘잘하고 와라’고 하셨다. 지금이라도 박 대통령은 자신의 죄를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지회양은 “엄마가 가지 말라고 했는데 몰래 왔다. 나중에 꾸중을 듣는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분 자유발언을 하려는 참가자도 줄을 이었다. 결국 행사주최 쪽은 더는 자유발언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몇 차례 양해를 구해야만 했다.
홍수경(진주외고3)양은 “비폭력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3·1운동, 4·19혁명 모두 폭력시위였다. 비폭력 집회였던 민중총궐기 이후 박근혜는 더욱 뻔뻔해졌다. 필요하다면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국민불복종 운동을 실현해야 한다. 박근혜 하야 이후가 걱정이라는 기회주의적 야당과 언론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경민(함안고1)군은 “국민이 국가이다. 모든 국민이 하야하라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왜 하야하지 않나. 대국민 사과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진정 용서받고 싶다면, 박 대통령은 자신의 죄과만큼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진(26·창원대 국제관계학과4)씨는 “진짜 순수한 의도를 가진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설사 잘못된 행동을 하더라도 먼저 자신이 잘못했다고 용서를 빈다. 박 대통령이 말하는 순수한 의도는 국민을 위한 순수한 의도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창원/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충북 촛불집회 주인공은 단연 학생들 “우리도 알 건 안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국가에 대한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지고야 말았습니다.”
19일 오후 5시부터 충북도청 앞에서 시작된 박근혜 정권 퇴진 충북범도민 시국대회의 주인공은 단연 청소년이었다. 학생들은 ‘학생들도 알 건 안다’ ‘나도 이대 보내줘라’ ‘승마해서 이대가자’ ‘박근혜 퇴진’ 등의 손팻말을 들고 시국대회를 달궜다. 교복을 입은 학생, 부모의 손을 잡은 초등학생, 수능을 마친 고3, 청소년 등이 연단에 올라 박근혜 정권의 퇴진 당위성을 말할 때마다 8000여명(경찰 추산 5000명) 시민들은 박수로 답했다.
청주상당고 강민주양이 ‘학생들도 알 건 안다’는 손팻말을 보이며 학생들의 참여와 박근혜 정권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청주 상당고등학교 학생들은 연단 위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모든 걸 무릅쓰고 이 자리에서 선 것은 더는 참고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서울교육청의 정유라·최순실 감사 결과는 우리에게 충격을 줬고, 정부와 대통령에 분노를 느끼게 했다”고 밝혔다. 또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 아닌 박근혜·최순실이 돼 버린 참담한 상황에서 참고 기다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제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학교 2학년 임예성(18)군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하야는 대박”이라고 말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한 청소년 송민재(16)군의 발언도 화제를 모았다. 송 군은 “청소년에게 되살릴 민주주의는 애초에 없었다. 이제 박근혜 정권이 그토록 소중히 지키고 있던 질서들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 여러분께 제안한다. 이제 동맹휴학, 등교거부를 통해 박 정권을 거부하고, 모든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자”고 덧붙였다.
청소년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곽동철 신부는 “나라가 그야말로 멘붕인데 이렇게 청소년은 살아있다. 이들이 희망이다. 대통령이 이들을 봐야 한다. 끝까지 외면하면 국민도 죽고, 나라도 죽고, 결국 자신도 죽는다”고 말했다. 시민 정지성씨는 “여태껏 많은 집회를 참가하기도 하고 봤지만 청소년들이 이렇게 많이 나와서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청소년은 이제 미래 세대가 아니라 현재의 중심”이라고 밝혔다.
청주/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제주 여중생들 “수행평가하러 박근혜 퇴진 집회 왔어요”
“학교 수행평가 주제를 요즘 가장 뜨거운 ‘박근혜 하야’로 정해 집회장을 찾아왔어요.”
19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손팻말을 들고 집회 참가자들을 사이를 찾아다니며 ‘박근혜 하야’에 대한 찬성과 반대, 무관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제주여중 2학년 김려원(15)양과 김지현(15)양은 이렇게 말했다. 려원양은 “학교에서 수행평가를 하는데 여러 논의를 하다가 박근혜 하야를 주제로 정하게 됐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가 아니냐”며 “같은 반 학생 전부가 집회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같이 있던 지현양은 “박근혜-최순실, 최순실-정유라 게이트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평등하지 않은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19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제주 촛불집회에는 5천여명 이상의 시민고 학생들이 모여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이날 제주시청 앞 도로는 촛불의 거리로 바뀌었다. 제주지역에서는 드물게 5천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모였다. 시민사회단체보다는 중고등학교나 자녀들을 데리고 온 부모, 유모차를 끌거나 아기를 안은 젊은 부부들도 많이 보였다.
촛불집회를 텔레비전으로만 보다가 처음 참가한 가족도 있었다. 제주시 외도동에서 온 이연수(41)씨는 자녀 2명과 함께 인터넷으로 집회장소와 시간을 확인해 참석할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이씨는 “애들이 참석한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서 왔다. 외도에서 시청까지 오려면 신경을 써야 한다. 정유라의 학교 비리를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말문이 막힌다. 뼈 빠지게 돈 벌어 좋은 학원 보내도 힘든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게 나라냐. 세월호 7시간은 왜 해명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옆에서 촛불을 들고 외치던 딸 최유진(13·초6)양은 “어떻게 대통령이 돌고래보다 아이큐가 낮냐.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 걸 볼 수 없어서 참여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언니 최윤성(14·노형중1)양은 “학교에서 요즘 핫한 이야기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밖에 없다. 돈 갖고 장난 치는 게 문제다”며 촛불을 흔들었다.
친구들과 함께 함께 온 이수민(17·제주일고 1)군은 “제가 봐도 이번 사건은 너무 심각한 것 같아 친구들과 참석했다. 대통령이 제대로 대처를 못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제주 촛불집회에서는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되는가 하면, 시간이 갈수록 시민과 학생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한 중학교 1학년 여중생은 “김진태 의원의 ‘촛불은 촛불일 뿐이다’는 발언이 여기에 오게 했다”며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전봉준 투쟁단, 26일 서울 집회 참석
전국농민회 전북도연맹 소속 농민들이 19일 오후 3시 전북도청 앞에서 박근혜 퇴진 제2차 전북도민총궐기에 앞서 사전대회를 열었다.
농민들은 농정파탄, 국정농단,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한국농업을 박대하고 농민을 죽인 살인정권을 끝장내기 위해 이제 우리가 죽창이 되어야 한다. 보국안민, 척양척왜를 외치며 한 몸 내던졌던 동학농민군의 후예로서 주저말고 분연히 들고 일어서 박근혜 정권 몰아내고 민중이 핍박받지 않는 세상을 세우자”고 다짐했다.
이들은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100만 민중의 들끓은 함성이 광화문을 메우고 청와대를 포위했지만 박근혜는 여전히 청와대에 숨어 호시탐탐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동학농민군의 기세로 똘똘 뭉쳐 의를 바로 세우자”고 덧붙였다. 이들은 집회를 끝내고 트랙터와 트럭 등을 타고 도민 총궐기 행사자으로 이동했다.
지난 15일 전남 해남에서 출발한 전봉준 투쟁단도 참여했다. 서군과 동군으로 나눠 상경 투쟁을 벌이는 이들은 오는 25일 서울까지 트랙터를 몰고 간 뒤 26일 대규모 집회에 동참한다. 서군 대장을 맡은 이효신(52) 전농 부의장은 “나라가 어려울때 농민이 나섰다. 이제 농민이 앞장서서 끝까지 투쟁해 박근혜를 몰아내자”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19일 오후 5시 전남대 민주동우회 회원들과 전남대 대학생들이 ‘민족민주성회’라는 펼침막을 들고 행진을 시작했다.
■ 80년 그날처럼…전남대 ‘민주대성회’ 거리행진
전남대 출신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후배 대학생들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거리행진을 했다.
19일 오후 5시 전남대 후문 광장에서 전남대 출신 민주화 인사들과 전남대 교수·대학생 등 150여 명이 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이날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거리행진의 맨 선두에 선 김상윤·최철씨 등 전남대 출신 민주화 인사들이 ‘민족·민주화 성회’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었다. ‘민족민주성회’라는 펼침막은 80년 5월 전남대 교수들과 학생들이 신군부의 탄압에 맞서 금남로에서 열리는 ‘민족민주 성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남대를 출발하면서 들었던 내용과 똑같다.
이들은 전남대 정문을 거쳐 새누리당 광주시당 당사 앞을 지나가며 “박근혜 퇴진”, “재벌 수사”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거리행진에 참석한 전남대생 김군순(25·경영2)씨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부끄럽고 분노가 일어 거리행진에 참석했다. ‘민족전대’에서부터 박근혜 퇴진 투쟁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열(25) 전남대 총학생회장도 “과거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선배님들과 거리행진을 하게 되니 감격스럽다. 박근혜 퇴진 투쟁에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가자”고 말했다. 전남대 재학 당시 문화운동을 했던 김선출(59)씨는 “80년 5월 금남로까지 거리행진을 했던 것과 같은 심정으로 후배들과 ‘민족민주성회’라는 펼침막을 들자고 했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전남대 후문에서 거리행진을 출발하기 전 전남대 ‘역전의 용사’들과 대학생 후배들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전남대 민주동우회와 대학생 거리 행진단은 대인교차로~한미쇼핑 사거리를 거쳐 5·18민주광장까지 행진하면서 오후 6시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10만시국촛불대회’에 시민들이 참석해 줄 것을 독려했다. 이번 합동 거리 행진은 전남대 대학생들이 전남대 민주동우회 선배들에게 19일 금남로까지 진행할 ‘박근혜 퇴진 전남대 학생 시국행진’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부산 “우리가 직접 박근혜 퇴진 한 장면 만들자”
“분노 봉인해제, 고딩 모여라. 내 손으로 직접 박근혜 퇴진의 한 장면을 만들어봅시다!”
19일 오후 4시50분께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 있는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 한 시민이 이런 글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그의 근처에는 이날 이곳에서 저녁 7시30분께 열리는 ‘박근혜 하야 시국집회’에 참가하려는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바로 뒤에는 부산지역 중·고등학생 20여명이 교복을 입고 있었다. 이어 오후 5시가 되자 학생들이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 앞에 섰다. 집회 장소에는 이미 시민 500여명이 모여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충렬고 2학년 김건우라고 합니다. 너무 답답해서 공부하다 뛰쳐나왔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입니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최순실씨가 국정에 관여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을 파괴했습니다. 하야하십시오.”
학생들의 자유 발언을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함께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집회 장소 근처에서는 한 정당이 지난주에 이어 ‘박근혜 퇴진’이라는 글이 적힌 초록색 풍선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시민들은 줄을 서서 풍선을 받은 뒤 시국집회 장소로 향했다. 김아무개(42)씨는 “아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기성세대로서 아이들에게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우리 손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6시부터 집회 장소 근처에서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표창원 의원과 함께 ‘문재인과 부산시민이 함께 하는 시국 토크’를 한다. 이어 문 전 대표는 이날 시국집회에 참석한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 울산 시민들 “국민보다 사생활 앞선 대통령 필요 없다”
“우리는 순실이 아닌 진실을 원합니다.”
“국민의 안전 보다 자신의 사생활이 우선인 대통령은 필요 없습니다.”
19일 오후 3시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 앞에선 ‘박근혜 정권 퇴진 울산시민대회’에 앞서 일찍 나온 학생과 시민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울산 청소년·대학생 시국대회’가 열렸다. 수능시험을 마친 고3 수험생을 비롯한 지역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주로 참여한 대회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학생들은 저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빚은 현 정국 상황에 대해 속에 품어뒀던 생각을 때로는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때로는 격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토하듯 펼쳐냈다.
그저께 수능시험을 치렀다는 울산 무룡고 3학년 여학생은 “정의롭고 깨끗한 사회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세월호 사고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굿판을 벌였는지, 프로포폴을 주사했는지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가 세월호에 타고 있던 많은 학생들을 죽였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 박아무개씨는 “100만의 촛불이라도 바람 불면 꺼질 것이다. 하지만 촛불 하나가 꺼지더라도 옆 사람의 촛불로 다시 밝히며 계속 이어가고, 그 촛불 속에 우리가 지키고 있다면 촛불이 커져 횃불이 되고 횃불이 커져 들불이 될 것이다. 박근혜가 퇴진하고 공범 새누리당이 해체될 때까지 계속 촛불을 지켜가자”고 외쳤다.
울산 달천고의 2학년 여학생은 “몇달 전 울산 근처에 규모 5.8의 큰 지진이 있었는데 그때 지진보다 최근 이 나라가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얼마 전 5살 된 어린아이가 촛불을 든 것을 보고 공부 때문에 최근 시국에 무관심했던 자신에 대해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 자괴감이 들었다. 5살 어린아이도 아는 국민의 목소리를 왜 박 대통령만 모르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다른 여고생은 “얼마 전 대통령의 변호사가 대통령이기에 앞서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운운했는데, 국민 보다 자신의 치장이나 사생활이 우선인 대통령은 필요 없다. 당신보다 우리 학교 학생회가 정치를 더 잘한다”고 지적했다. 울산강남고 3학년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하루빨리 여러분이 지치기만 촛불이 꺼지기만 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박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지치지 말고 촛불을 꺼뜨리지 말고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자유발언이 끝난 뒤 주최 쪽이 나눠준 모래주머니를 던져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분장을 한 학생들이 들고 있는 박을 터뜨려 ‘닥치고 하야’라고 적힌 펼침막을 내보였다. 울산/글·사진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 여수에선 ‘박근혜 퇴진’ 적은 태극연 108개 날려
남해안 전남 여수에서 댕겨진 분노의 촛불이 봉홧불처럼 서울로 북상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여수시민비상시국회의는 19일 오후 3시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 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여수시민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 뿐 아니라 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과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생, 주말을 맞아 찾아온 관광객까지 다수 참여해 열기가 뜨거웠다.
우도풍물패의 길놀이로 막을 연 행사는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 등 구호 제창과 ‘박근혜 하야가’ ‘이게 나라냐’ 등을 함께 노래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광장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선 시민 10여명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자유발언을 이어갔고, 문화행사와 퍼포먼스 등이 진행됐다.
시민들은 “박근혜-최순실이 나라를 통째로 망쳐 국민인 것이 부끄럽다. 여수시민이 나서 박근혜를 끌어내려야 한다. 하야하지 않고 버티면 시민의 힘으로 하옥시키자”고 다짐했다.
광장 주변에는 박근혜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대가 3곳 설치돼 참석자들이 앞다퉈 이름과 주소를 적었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깃발을 단 태극연 108개를 하늘로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초등학생들도 무대에 올라 하야가 등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중앙동 이순신 광장을 출발해 서교동~충무동~교동~중앙동 등 시내 일원에서 두 시간여 동안 촛불 행진을 펼쳤다.
이 상황은 유튜브에 ‘여수촛불대회’라는 이름으로 실시간 중계됐다.
여수시민들이 19일 오후 3시 중앙동 이순신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시국회의를 준비한 주철희씨는 “검찰 수사마저 무력화하려는 대통령의 버티기에 시민들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3000여명이 참석했던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1만여명이 촛불을 밝혔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단인 청소년터전은 이날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행진의 질서를 유지하는 등 촛불대회의 평화롭고 민주적인 운영을 도왔다.
여수/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 광주 노동자들 ‘박근혜 퇴진’ 자전거 행진
100여대 타고 시내 곳곳 돌며 ‘촛불집회’ 참석 독려
‘자전거를 타고 금남로로!’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지부장 김현석)는 19일 오후 5시 광주시 남구 서동 광주공원에서 노동자 100여명이 참여하는 자전거 행진을 시작한다. 자전거 행진은 광주공원~광주은행 4거리~한미쇼핑 4거리~대인동 교차로~새누리당사 앞~광주역 교차로~대인동 교차로~금남로 5가역 교차로를 거쳐 5·18 민주광장까지 이어진다. 롯데백화점 앞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번 행진은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10만 시국촛불 집회’에 시민들의 참석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자전거 행진을 마친 뒤 이날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지난 10일 조합원들이 서명한 ‘박근혜 대통령 해임 명령서’ 엽서 5천여 장을 청와대로 발송하기도 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