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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 대통령, 미르 명칭·이사진·사무실 위치까지 ‘깨알 지시’

등록 2016-11-20 16:12수정 2016-11-21 00:06

공소장에 드러난 미르 설립 전모
하루 만에 나온 재단 허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 설립총회…. 그동안 제기됐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한 의혹이 20일 최순실씨 등의 공소장에서 낱낱이 사실로 드러났다. 급하게 재단 설립을 서두르게 된 것은, 리커창 중국 총리 방한 전 최순실씨가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의견을 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됐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 독대부터 설립까지

이날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가 법원에 낸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씨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15년 7월20일께 ‘10대 그룹 중심으로 회장들에게 연락해 일정을 잡으라’고 안종범 당시 수석에게 지시한다. 안 수석은 대상 기업 선정 뒤 대통령 승인을 받아 삼성 등 7개 그룹을 최종 선정해 7월24~25일 단독 면담이 진행된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문화·체육 관련 재단 법인을 설립하려고 하는데 적극 지원을 해달라’는 취지로 말하고, 이후 안종범 수석에게 ‘전경련 산하 기업체들로부터 금원을 갹출하여 약 300억원 규모의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을 설립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다.

이 시기를 전후해 대통령은 최순실씨에게 ‘전경련 산하 기업체들로부터 금원을 갹출해 문화재단을 만들려는데 재단의 운영을 살펴봐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 이에 따라 최씨는 재단 임원진을 자신들의 사람으로 임명하고 인사 및 운영을 장악한다.

■ 미르재단 서두른 이유

최순실씨는 2015년 7월 재단 설립이 지체되던 가운데 그해 10월 하순 리커창 중국 총리가 방한 예정이란 사실을 알고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리커창 중국 총리가 곧 방한할 예정이고 대통령이 지난 중국 방문 당시 문화교류를 활발히 하자고 하셨는데 구체적 방안으로 양국 문화재단 간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단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고, 정호성은 이 의견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에 대통령은 안 수석에게 재단 설립을 서두르라는 지시를 내린다.

안 전 수석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에게 ‘급하게 재단을 설립해야 하니 전경련 직원을 청와대 회의에 참석시키라’고 지시하고, 경제수석비서관실 소속 최상목 당시 비서관에게 300억원 규모 문화재단을 즉시 설립하라고 지시했다.

■ 미르 작명 주체도 최순실→박근혜

최순실씨는 2015년 9월말부터 10월에 거쳐 문화재단 임직원을 직접 면접 본 뒤 선정했고 10월말 명칭을 미르로 정했다. 이 시기인 10월21일 안 수석은 대통령으로부터 ‘재단 명칭은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을 가진 미르라고 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와 함께 최씨가 정해놨던 이사장과 이사진, 사무총장 명단도 대통령을 통해 안 수석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사무실도 ‘강남’ 근처로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전경련은 2015년 10월23일 아침 그룹들을 전경련 회관에 모아 각 그룹에 10월27일까지 설립해야 한다며 출연금 할당액을 전했다.

특히 설립 전날인 10월26일, 안 수석은 최상목 비서관을 통해 전경련 쪽에 ‘재단법인 미르의 기본재산과 보통재산 비율을 기존 9:1에서 2:8로 조정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기본재산이 훨씬 많은 일반적인 재단과 달리, 재단 돈을 운영자금 등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합법적인 통로를 처음부터 만들어놓은 것이다. 허재현 현소은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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