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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재계 민원 ‘노동개편' 밀어붙이며 “미르 서둘러라”

등록 2016-11-21 20:58수정 2016-11-21 21:33

최씨 등 고소장서 드러난 박 대통령 지시
박근혜 대통령이 삼성 등 재벌들을 상대로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을 위한 불법적 모금에 나섰던 시기는 재벌들의 오랜 ‘민원’인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강하게 밀어붙인 때와 일치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은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기업들의 대표적인 부정한 청탁 중 하나라고 지적해왔다.

해고 요건과 비정규직 고용 제한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노동시장 구조개편은 2014년 12월부터 정부가 노사정 합의를 통해 밀어붙여왔다. 앞서 전국경영인연합회 등 경영계 단체가 기간제법·파견법 개정, 해고요건 완화, 임금피크제 법제화 등을 같은 해 11월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에 접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인 바 있다. 재계 요구 중 특히 파견법 개정은 2014년 9월 법원으로부터 대규모 불법파견 판결을 받은 현대차에겐 가장 큰 숙원사업이라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노동시장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밝힌 지 하루 만인 2014년 12월23일 노사정위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과 방향에 합의했다. 비슷한 시기인 2014년 11월27일 현대차는 최순실씨와 친분이 있는 케이디(KD)코퍼레이션과 기술을 채택해달라는 박 대통령의 ‘민원’을 받은 뒤 이듬해 2월 납품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노동시장 구조개편 논의는 한국노총의 반발로 2015년 4월~8월까지 중단됐다. 박 대통령은 2015년 7월20일 안 전 수석에게 대기업 회장 단독 면담 일정 조율 지시를 받았고, 실제 7월24~25일 7대 기업 총수와 개별적으로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면담을 앞둔 2015년 7월21일 국무회의에서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부문 개혁을 하반기 국정운영 중점 과제로 선언했다. 결국 2015년 9월15일 노사정은 노동시장 구조개편안에 합의했고, 박 대통령은 이를 “고뇌에 찬 결단”이라며 치켜세웠다.

박 대통령은 미르재단 설립을 서두르라고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2015년 10월19일 전후로는 노동시장 구조개편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2015년 10월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와 10월22일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 10월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당시 최대 화두였던 ‘국정교과서’ 외에도 국회의 노동관련법안 처리를 강조했다. 이 시기 안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기업들의 모금을 독촉하고, 전경련과 함께 재단 설립에 필요한 기업 자료를 다급하게 모으고 있었다. 대기업들은 2015년 11월~12월 미르 재단에 486억을 출연했다. 박 대통령은 2015년 12월11일과 20일 안 전 수석에게 케이스포츠재단 설립을 지시했고, 기업들은 2016년 2월~8월까지 288억원을 출연했다.

이 기간 동안에도 박 대통령은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개혁’으로 홍보했다. 박 대통령은 2016년 신년사에서도 ‘노동개혁’을 강조했고, 한국노총이 합의를 파기하고 법안 개정도 지체되자 정부는 1월22일 독자적으로 ‘공정인사 지침(저성과 해고 지침)’과 임금피크제 도입 기준을 완화한 ‘취업규칙 지침’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그 뒤 지난 9월까지도 “국회가 하루속히 노동개혁 입법을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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