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지도 바탕으로 ‘서울-메트로 하야 촛불지도’ 나와
‘여의도 직장인 촛불’ 등 주말·광장 벗어난 생활 속 촛불 이어져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주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을 외치며 마포구 일대를 행진했다. 사진 정현석씨 제공.
전국 촛불집회를 정리한 ‘대동하야지도’에 이어 ‘서울메트로 하야촛불지도’가 나왔다. 서울지역 지하철 지도를 바탕으로 구 단위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를 정리한 것이다. 이 지도에는 ‘여의도역 직장인 촛불’을 포함해 평일인 21일부터 25일까지 서대문, 도봉, 송파, 양천구 등 17개 지역에서 열리는 집회가 표시돼있다. 집회를 취합해 지도를 제작한 ‘박근혜정권퇴진서울행동’ 관계자는 “주말엔 광화문에 백만 시민이 모이는데, 이 촛불을 평일에도 지속하려는 시민들의 염원을 한데 모아보자고 생각했다”며 “동네 골목골목에서 박 대통령 하야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지도에 표기되지 않은 광진구나 강남구에서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정권퇴진서울행동’이 제작한 ‘서울-메트로 하야 촛불지도’. 21일부터 25일 사이에 서울지역 구 단위로 열리는 촛불집회를 표시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지난 22일 여의도에는 ‘여의도 직장인 촛불’이 열렸다.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50여명의 직장인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에 모였다. 이들은 영하를 웃도는 추위 속에서 촛불을 들고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쳤다. 시민단체 ‘민중의꿈’ 활동가 10여명과 여의도 직장을 둔 시민 40여명이 집회를 계획했다. 여의도 한 증권회사에 근무하는 박정현(45)씨는 “여의도에서 일하다보면 주말에도 출근할 때가 있어서 주말 광화문집회에 나가기 힘들었다. 마침 회사 근처에서 촛불집회한다고 해서 퇴근 후에 합류하게 됐다”며 “일 때문에 바빠 짬이 나지 않더라도 생활·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자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주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을 외치며 마포구 일대를 행진했다. 사진 정현석씨 제공.
시민들은 ‘주말’, ‘광화문광장’을 벗어나 ‘우리 동네’에서 생활 속 하야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마포구 주민 60여명은 지난 6일과 12일 마포구 일대에서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 행진을 열었다. ‘서울메트로하야촛불지도’에는 나오지 않은 또 다른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이다. 이들은 마포구 공덕동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시작해 연남동과 창천동을 향해 2시간 걸었다. ‘퇴진을 맞이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박근혜는 하야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우리가 다수파다” “마포구민 함께해요”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을 지켜본 시민들은 구호를 따라 외치거나 박수를 치면서 행진 대오에 호응을 보냈다. 행진에 참여한 창천동 주민 정현석(21)씨는 “보통 집회하면 광화문광장에 모이고,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식인데, 실제로 거주하고 활동하는 생활 공간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외치니 익숙하면서도 신선했다”며 “행진을 지켜본 시민들에게 ‘이 지역에서도 이런 의사 표현이 나오는구나’ 전달할 수 있는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