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청와대에 간호장교로 근무했던 신아무개씨가 29일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고한솔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의무실에서 근무했던 간호장교 2명 중 1명인 신아무개씨가 “참사 당일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했고, 그날 대통령을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 행적이 뚜렷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간호장교를 통해 주사 처방 등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당시 대위로 청와대에 근무했던 신아무개씨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오전엔 특별한 게 없었다. 가글을 드리러 관저에 들어가서 부속실에 전달한 게 전부다. 이후 구내식당 같은 곳에서 밥을 먹다 참사 뉴스를 보면서 충격 받았던 기억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2년 가까이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했다”며 “엠라 크림이나 태반주사를 본 적은 있지만 근무하는 동안 대통령에게 이를 주사제로 처치한 적 없다. 어떤 주사제도 제가 드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 자문의인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상만씨는 최근 강남구 보건소 조사에서 “영양주사제를 직접 청와대로 가지고 들어가 정맥주사의 경우 직무 시간이 끝난 뒤 간호장교가 주사했고, 피부 바로 아래에 놓는 주사인 피하주사는 직접 놓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청와대 소속 간호장교가 채취해온 대통령의 혈액을 검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이에 대해 “(정맥주사를 놓을 때)배석한 적 없고, 주사제를 드린 적도 없다”며 “박 대통령 혈액을 채취한 적도 없고 전달한 적도 없다. 혈액 샘플을 외부에 맡긴 적도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해서도 “제가 알기로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불면증에 시달리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제 기억에 그런 적은 없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의 대리 처방·차명 진료 의혹을 받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 대해선 “본 적 없다”며 “(비아그라) 있는 것도 못봤다”고 말했다.
신씨는 6년 의무복무 기간을 마치고 지난해 2월 파견 종료와 함께 전역했다. 신씨는 “연장 근무를 신청했지만 탈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강원 원주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채에 뽑혀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또 다른 간호장교 조아무개 대위는 지난해 8월부터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미 육군 의무학교에서 연수 중이며, 내년 1월 돌아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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