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100벌 가까운 옷을 만들어 최순실씨를 통해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회사였던 빌로밀로 핸드백 중 박 대통령이 사용한 가방이 30∼40여개라고 밝혔다.
고 전 이사는 7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특위 2차 청문회에 출석해 ‘옷을 만들어 대통령께 드렸느냐’라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네, 제가 드린 건 아니고 옷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옷을) 누가 가져갔느냐'라는 질문에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라든지,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에게 옷을) 전달을 했다”라고 답했다. 또 ‘박 대통령 옷을 몇 벌 만들었냐'는 손 의원의 질문엔 “정확하게 세어 보지는 않았는데, 100벌 가까이 된다”고 답변했다.
고 전 이사가 운영했던 가방 회사인 빌로밀로 핸드백을 박 대통령이 순방 때 들었던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그가 만든 옷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것은 이번 국정조사특위를 통해 처음 밝혀졌다. 고 전 이사는 ‘옷을 언제부터 만들었느냐. 최순실을 만난 게 언제냐'라는 손 의원의 질문에 “2012년 대선이 끝난 후 처음에는 가방을 주문하면서 (최순실씨를) 간단히 알게 됐고, 2∼3개월간인가 반년 정도는 가방만 하다가 가방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니 옷과 함께 빨리 진행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빌로밀로라는 가방 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때 지인에게 연락이 와서 가방을 보여주러 가면서 (처음 최씨를)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 보도를 통해 공개된 강남구의 한 ‘샘플 실'에서 옷을 만들었다고 했다.
고 전 이사는 빌로밀로 핸드백 제품 가운데 박 대통령이 사용한 가방이 30∼40여개라고 밝혔다. 그는 “비서관에게 가방을 건네주면 처음에는 가방을 다른 분에게 선물해주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기사를 보고 (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을) 알았다”면서 “(대통령에게 전달된 가방은) 브랜드가 없어야 하니까 브랜드 없는 가방으로 쭉 해왔다"고 설명했다. 고 전 이사는 ‘가방의 판매 대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제가 받은 건 오스트리치가죽 제품은 120만원 정도, 악어가죽 제품은 280만원”이라며 이는 도매가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박수지 기자 jjinpd@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