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갈 것” “법률 미꾸라지”에도 흔들림없는 왕실장

국회 국정조사 증인 참석한 김기춘
“대통령 차밍·디그니티·엘레강스” 과거 발언에
“당시는 그렇게 생각…지금은 드릴 말씀 없어”

7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본인에 대해 제기된 모든 의혹을 부정하면서 일부 의원들의 호통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김경진 의원(국민의당)은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적힌 ‘세월호 인양-시신인양X, 정부책임, 부담’이라는 지시 내용을 김 전 실장이 부정하자 “당신은 죽어서 천당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김 전 실장은 흐트러짐 없이 “죄송하다”고 답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김 전 실장의 일관된 태도에 “네티즌들의 ’법률 미꾸라지’라는 판단에 동의하기 어렵나”라고 물었으나 “부덕한 소치”라고만 짧게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과거 발언도 논란이 됐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직도 증인은 2013년 청와대 출입기자 송년회에서 우리 대통령은 차밍(매력)하고 디그니티(위엄)하고 엘레강스(우아)하다(고 말했는데) 여전히 그렇게 생각합니까?”라고 묻자 김 전 실장은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국회에 참석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한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출석 불응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김 전 실장은 “저도 사실 고령이고 건강이 매우 안 좋은 상태다. 제 심장에 스텐트도 7개다. 어젯밤도 통증이 와서 입원할까 했지만 국회가 부르는건 국민이 부른다고 생각해서 힘든 몸을 이끌고 나왔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실장은 ’태반주사, 감초주사, 백옥주사, 마늘주사를 맞은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차병원은 내자(아내)가 몸이 너무 약해서 치료 받으러 간 것이지 줄기세포 그런 게 아니다”라며 개인적인 의혹도 모두 부정했다. 김민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