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으로 이사…본격수사 채비
‘헌재 결정 전에 완료’ 고려
“이번주중 기록검토 거의 될 것”
‘헌재 결정 전에 완료’ 고려
“이번주중 기록검토 거의 될 것”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로 이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 채비에 들어갔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수사를 앞둔 특검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박 특검팀은 1차 수사기간(70일)이 만료되는 내년 2월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 아래, 핵심 과제로 꼽히는 박 대통령의 뇌물혐의에 대한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기록을 충분히 검토해 철저히 준비한 후 신속하게 수사를 준비할 예정”이라며 “이번 주 중에는 기록 검토가 거의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대통령 뇌물혐의 규명을 위해 일차적으로 청와대와 삼성그룹, 롯데그룹 등을 주 타깃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최씨,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의 국정농단이 이뤄진 곳으로, 지난 10~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3차례 압수수색을 했지만 임의제출 방식으로 진행돼 제대로 자료 확보를 하지 못했다. 청와대 관저 등에 대한 수사도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비밀 보호’ 등을 핑계로 압수수색을 받지 않겠다고 버틸 경우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특검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버티면 이를 돌파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특검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이 있다며 수사 자료를 특검에 인계한 삼성과 롯데그룹 등에 대한 수사도 심도있게 검토되고 있다. 삼성은 최씨 일가에 별도로 100억원 가량을 지원했으며,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도 기업 등 중 최다인 204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검찰은 삼성그룹에 대해 세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에 나섰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않고 특검에 인계했다. 롯데 역시 최씨가 좌지우지한 케이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따로 지원한만큼, 박 대통령 뇌물혐의 규명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내년 2월28일로 예정된 1차 수사기간 안에 제기된 의혹을 최대한 확인해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특검법상 2차 수사기간을 30일 더 연장할 수 있지만 대통령(황교안 직무대행)의 승인이 필요해, 반드시 연장된다는 보장이 없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일로 유력하게 언급되는 내년 3월초 안에 특검 수사를 마친다는 전략적 고려도 깔려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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