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8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뒤 두번째 열리는 이날 집회에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뿐 아니라,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의 사퇴,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 심판 심리 등을 본격 요구할 예정이다. ‘박근혜 퇴진운동 시즌 2’가 시작되는 셈이다.
퇴진행동은 15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직무정지 이후 대행체제는 박근혜 2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박근혜의 즉각 퇴진과 조기대선이 이루어지기까지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런 기조를 담아 17일 집회를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로 정했다”고 밝혔다. 추워진 날씨를 고려해 공식적인 집회 시간은 단축된다. 오후 4시 ‘퇴진 콘서트 물러나쇼’를 시작으로, 5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본집회가 열린다. 6시30분부터는 종로·서대문방향 등 총 11개 경로로 나눠 행진하다 자하문로, 효자로, 삼청로를 거쳐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한다. 주최 쪽은 이 과정에서 삼청동 총리 공관과 재동 헌법재판소로도 행진을 유도할 계획이다.
본집회 이전에는 다양한 사전행사가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박근혜정권 퇴진 청년행동’은 오후 2시 서울시청 앞에서 ‘청년 산타 대작전’을 선포하고, 촛불집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청와대 앞에서 박 대통령에게 수갑과 포승줄을 주는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다. ‘대학생 시국회의’는 오후 2시 광화문 북단 광장에서 ‘광화문 종강 촛불’ 행사를 연다. 이밖에 퇴진행동은 ‘적폐청산 특위’를 구성해 △세월호특별법 개정 △언론 부역자 척결·방송장악 방지법 추진 △백남기 농민 특검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 △성과 퇴출제 폐지 △사드 배치 동결 등을 위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박사모와 나라사랑국민운동본부 등 30여개 보수단체들이 결성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도 이날 오전 10시 서울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탄핵 기각을 위한 1000만명 서명운동도 벌일 방침이다. 집회 후에는 청와대 인근인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까지 행진하겠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은 동십자각까지로 행진을 제한했다. 박사모는 이에 반발해 14일 경찰의 제한·금지 통고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을 허용한) 법원의 가처분 결정 내용을 충분히 감안해 사직로와 율곡로 북쪽의 집회를 해가 지기 전인 오후 5시30분까지 보장할 것”이라며 “다만 퇴진행동 쪽과 박사모 쪽의 행진 신고가 중첩되는 경우 겹치지 않는 장소까지 행진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고 밝혔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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