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에 간호장교로 파견 근무했던 조여옥 대위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파견 근무 중이었던 간호장교 조여옥 대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의무동이 아닌 의무실에서 근무했다’며 말을 바꿨다. 관저 근처에 위치한 의무동 근무자는 주로 대통령을 진료하고, 경호동 근처 의무실 근무자는 청와대 직원을 담당하는 구조다.
조 대위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제5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세월호 참사 당일 의무실에서 근무했다”고 말했다. 조 대위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일 의무동에서 근무했다”고 답한 바 있다. ‘언론 인터뷰 내용과 청문회 증언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 조 대위는 “미국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차분히 기억을 되짚어보니 의무실이 맞다”고 답했다.
조 대위는 ‘처방을 토대로 태반주사 대부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처치했다’고 말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태반주사 80개, 백옥주사 10개, 감초주사 39개가 재고로 남았다는데, 대통령이 주사를 왜 이렇게 많이 맞았느냐”고 묻자 조 대위는 “대통령뿐 아니라 10명 이내의 직원에게도 처치했다”고 답했다. 조 대위는 “(대통령에) 많게는 한 달에 두 세 번 주사를 놓기도 했다”고 답했다.
조 대위는 박 대통령에게 성형시술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에게 성형, 필러, 리프트실 등을 시술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조 대위는 “그런 시술을 도운 적 없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대해서도 조 대위는 “프로포폴은 청와대 내에 구비하고 있지 않다. 청와대에서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신보라 전 간호장교가 관저에 머물던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한 ‘의료용 가글’에 대해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져다 드렸다. 용도는 알지 못하고 처방이 나오면 가져다 드렸다”며 “인후통 때문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조 대위가 한국에 입국했을 때 기무사가 동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부인했다. 조 대위는 “인터뷰 내용이나 청문회 내용에 대해 어떤 기관과도 전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국조특위 위원들은 조 대위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했을 당시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기록과 통화 내역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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