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마지막 날과 2017년 첫날이 새로운 사회를 염원하는 촛불로 연결된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송박영신’(送朴迎新) 10차 범국민대회를 연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으로 이름 붙인 이날 촛불집회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자정 넘어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 행사까지 이어진다. 같은 시각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린다. 9차 때까지 연인원 895만명에 이른 참가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할지도 주목된다.
사전 집회 가운데는 그동안 기발한 문구로 웃음을 선사해온 온갖 깃발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무 깃발 대잔치’가 특히 눈길을 끈다. 오후 4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만두노총 새우만두노조라는 실제와 가상의 두 단체 이름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깃발 주인공들의 재치를 앞세운 자유 발언과 공연 등이 펼쳐진다. 또, 오후 2시 광화문 북단광장에서 열리는 ‘헌법재판관에게 국민엽서 보내기’를 비롯해 ‘박근혜 퇴진하고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엽서쓰기’, ‘사필귀정’을 주제로 한 5대종단 연합기도회, 차벽 공략 미술 프로젝트, 길거리 붓글 쓰기, 작은 굿판 등이 열린다.
광화문 북단광장 무대의 본 행사는 오후 5시30분 ‘송박영신 시민 발언대’로 문을 연다. 오후 7시부터는 뮤지컬과 노래 공연, 소등 퍼포먼스와 함께 지난 9차례 촛불집회를 되돌아보는 영상이 상영된다.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과 화상 통화도 이뤄진다. 밤 8시부터는 기타리스트 신대철과 가수 전인권 등이 출연하는 ‘송박영신 콘서트’가 이어진다. 신씨는 아버지인 신중현씨의 곡 ‘아름다운 강산’을 친박단체들이 집회에서 부른 것에 반발해 출연을 자청했다.
청와대와 국무총리 공관, 헌법재판소로 향하는 행진은 밤 9시30분부터 시작해 밤 11시께 보신각 타종 행사에 합류할 예정이다. 밤 10시30분 통인동 커피공방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4160그릇의 컵밥을 나눠주는 심야식당을 연다.
광주의 촛불집회는 금남로 옛 동구청 앞에 설치한 ‘개방형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사방으로 트인 이 무대는 시민들이 마주보고 앉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금남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분수대까지 ‘아리랑’을 부르며 걷는다. 광주 화가들은 금남로에서 ‘100인의 오월정신 릴레이 아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이게 나라냐! 풍자와 패러디전’이다.
제주 촛불집회는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다. 본 행사에 앞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시민평의회가 열리고, 부대행사로 오후 4시부터 대형 초 소원지 달기, 송박영신 떡메치기, 퇴진기원 캘리그라피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안영춘 기자, 광주 제주/정대하 허호준 기자
jo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