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의 ‘1호 구속영장’ 청구자인 문형표(60)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31일 새벽 구속됐다. 문 전 장관은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과 삼성의 최순실씨 지원 의혹 사이의 연관성을 밝힐 핵심 인물로 꼽힌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90분께 문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실시하고 31일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지난 28일 새벽 긴급체포됐다. 또 지난 6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찬성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특검팀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과 보건복지부 직원들로부터 “당시 문형표 장관이 찬성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문 전 장관을 긴급체포했다.
문 전 장관에 대한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특검팀의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하도록 지시하고, 그 대가로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거액을 지원했는지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청탁·대가 관계가 입증되면 박 대통령과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뇌물수수 관계로 묶이게 된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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