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송박영신 #국민토크 종이배접기’ 행사. 시민들이 접은 종이배로 거대한 종이배 모양이 만들어졌다. 사진 고한솔 기자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 대통령을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음).’
연말인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송박영신’을 기원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박 대통령 즉각퇴진을 요구하는 10차 범국민행동에 앞서 각양각색의 사전집회와 퍼포먼스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송박영신 #국민토크 종이배접기’에 참여한 시민들. 사진 고한솔 기자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노란 종이배 모양의 세월호가 나타났다. ‘#송박영신 #국민토크 종이배접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각자 꿈꾸는 새해 소망을 종이배에 썼다. 시민들의 소원을 담은 작은 종이배들이 광장 소원마당에 모여 거대한 세월호 모양을 이뤘다. 고등학생 딸과 광화문 광장을 찾은 이은희(45)씨는 종이배에 ‘세월호 진상규명’이라고 썼다. 이씨는 “올해는 권력을 가진 ‘그들’만이 행복한 세상이었다면, 다가올 2017년은 모두가 행복한, 특히 아이들이 걱정 없이 자랄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광장에 나온 장하은(20)씨는 종이배에 ‘박근혜 정권 즉각퇴진’이라고 썼다. 장씨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패한 현실 정치를 보니까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 그래도 새해에는 ‘구악’이 물러가고 국민을 위하는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헌법재판소에 엽서 보내기 캠페인. 사진 김태규 기자
박 대통령 탄핵 인용 여부를 가릴 헌법재판소에 엽서를 보내는 행사도 3주째 이어졌다. 노란색 우체통에 시민들이 헌재 재판관에게 보내는 엽서가 가득 찼다. 남자친구와 함께 광장을 찾은 오현민(23)씨는 엽서에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진실의 편에 서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오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괴감이 드는 한 해였다”면서 “새해에는 박근혜 정권이 즉각 퇴진하고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진실이 속 시원히 밝혀질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가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엽서 쓰기 행사를 주최한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총 6500장의 엽서가 모였는데 오늘까지 포함하면 1만장 이상의 엽서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 이 엽서를 모아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사진에 공을 던지는 퍼포먼스도 열렸다.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들’ ‘다음은 너희 차례다’라고 적힌 팻말과 함께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 전 민정수석, 황교안 총리, 문고리 3인방 등의 사진이 걸렸고 시민들은 이들의 사진을 향해 힘껏 공을 던졌다. 이 밖에도 ‘길거리 붓글쓰기’, ‘작은 굿판’ 등의 행사가 열려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 학생이 ‘박근혜 정권 부역자’ 사진에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 김태규 기자.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송박영신 10차 범국민대회’는 오후 5시 30분부터 ‘시민발언대’로 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8시 기타리스트 신대철과 가수 전인권 등이 출연하는 ‘송박영신 콘서트’가 이어진 후 청와대, 헌법재판소 국무총리 공관 등을 향해 행진할 예정이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