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교수쪽 “김 전 학장, 정윤회 딸이라 왕따라고 도와주라 말해”
김 전 학장, 국회 청문회 “학점관리 부탁 안했다” 발언과 배치
김 전 학장, 국회 청문회 “학점관리 부탁 안했다” 발언과 배치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1)씨에게 학점 관리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류철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이 정유라씨를 잘 봐주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류 교수의 변호인 구본진 변호사는 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는 김경숙 전 학장이 지난달 15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정유라의 학점관리를 지시한 적 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지시한 적 없다”고 증언한 것을 뒤집는 것이다. 구 변호사는 “김 전 학장이 정유라씨를 잘 봐주라고 류 교수에게 3번 얘기했고, ‘최씨와 정씨를 만나주라’고 해서 류 교수가 1분 동안 만난 적 있다. 류 교수는 그때까지만 해도 정씨나 최씨가 어떤 사람들인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구 변호사는 또 “정유라씨는 당시 일반 학생이었고, (류 교수는) 당시 100명 넘은 학생들의 점수를 올려줬다.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2900여명이었는데 학생들 요청으로 점수를 올려준 100명 넘는 학생 중 한명이 정씨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학장은 류 교수에게 ‘정윤회씨의 딸이 학교에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정씨의 딸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시켜 (정씨가) 우울증에 걸렸다’며 ‘학교에서 생긴 일인데 학교에서 도와줘야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구 변호사는 전했다. 구 변호사는 류 교수가 정씨가 정말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믿었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 쪽은 김 전 학장의 부탁을 받고 정유라씨를 도운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범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구 변호사는 “(류 교수에게 적용된 혐의 중) 문서 위조 혐의는 명의자의 의사에 반해야 하는데 정유라가 부탁을 했기 때문에 문서 위조가 되지 않는다. 또 교수가 채점하는 것은 자신의 업무에 해당돼 업무방해죄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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