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2)씨에게 학사 특혜를 준 의혹을 받는 류철균(51·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 교수가 구속됐다. 지난달 31일 구속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2호 구속영장이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일 류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실시하고 3일 새벽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류씨는 지난해 1학기 자신의 수업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를 수강한 정씨가 기말시험을 치르지 않았는데도 조교에게 시험답안을 대신 작성하게 해 낙제를 면하게 하는 등 특혜를 준 의혹(업무방해, 증거위조교사 등)을 받는다. 시험 당시 정씨는 독일에 머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누군가 정씨를 대신해 온라인 강의를 들은 정황도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31일 “현직 교수인 점과 진술태도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류씨를 긴급체포했다.
류씨의 변호인 구본진 변호사는 2일 오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이 류씨에게 정유라씨를 잘 봐주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구 변호사는 “김 전 학장이 정씨를 잘 봐주라고 류씨에게 3번 얘기했고, ‘최씨와 정씨를 만나주라’고 해서 류씨가 1분 동안 만난 적 있다”고 했다. 구 변호사는 또 “정씨는 당시 일반 학생이었고, (류씨는) 당시 100명 넘은 학생들의 점수를 올려줬다.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2900여명이었는데 학생들 요청으로 점수를 올려준 100명 넘는 학생 중 한명이 정씨”라며 정씨를 도운 사실은 있어도 특혜를 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류씨는 ‘이인화’라는 필명으로 소설가로 활동했고, 정조의 독살설을 다룬 소설 <영원한 제국>으로 알려졌다. 그가 1997년 펴낸 소설 <인간의 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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