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촛불집회는 세월호를 위한 집회로 마련된다. 오는 9일은 세월호 참사 발생 1000일이 되는 날이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5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7일 열릴 11차 촛불집회의 제목을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촛불집회에서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중점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7일 오후 5시30분에 시작되는 본집회에 세월호 생존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살아남은 지난 1000일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월호 가족들로 구성된 4·16합창단의 공연과 세월호 추모시 ‘숨쉬기도 미안한 4월’을 쓴 함민복 시인의 시낭송 등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한 무대들이 마련된다. ‘세월호 7시간’ 진실 규명을 희망한다는 의미로 저녁 7시에 소등 퍼포먼스도 벌인다. 이후 세월호 유가족들은 학생들의 1학년 때 단체사진 등을 앞세우고 청와대로 행진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 나온 세월호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1000만 촛불에서 희망을 봤지만, 과거에 촛불이 꺼지는 것도 겪었기 때문에 여전히 두렵다”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은 오직 촛불 민심으로만 이룰 수 있다. 촛불을 꺼뜨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도 이날 오후 2시 ‘세월호 참사와 탄핵’을 주제로 국회에서 창립토론회를 열었다. 발표자로 나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세월호 태스크포스 팀장 이정일 변호사는 박 대통령이 사고 당일 오후 5시15분께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해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말한 것에 대해 “침몰 상황뿐 아니라 구조 현황까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자인한 것”이라며 “그 뒤에도 박 대통령은 구조와 수습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지 않고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 반드시 탄핵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조사위원회는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종료되자 피해자 유가족 등이 민간 차원의 조사라도 이어가겠다며 만든 기구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