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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정유라 지원 초안-삼성합병-비덱 계약 ‘석달새 일사천리’

등록 2017-01-10 05:35수정 2017-01-10 06:46

합병 전 ‘220억 지원’ 계획...대가성 짙어져

2015년 6월 승마협회 기본계획안
8월 삼성-비덱 실제 맺은 계약과
액수·컨설팅 회사 선정까지 유사
지원개시 시기 등 ‘정유라 맞춤형’
“합병돼 청탁 필요없었다” 삼성 주장 의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되기 한달여 전인 2015년 6월 삼성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228억원 가량을 지원하는 내용의 계획안이 대한승마협회 차원에서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은 두 달여 뒤인 그해 8월 최씨 쪽과 실제로 220억원대 지원 계약을 맺었다.

해당 계획안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승마협회 올림픽 기획팀의 중장기 로드맵(318억원 규모)보다 작성 시점이 앞선 것으로, 최씨 쪽에서 삼성의 승마지원 계획 등을 주도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그동안 “2015년 7월 삼성물산 합병이 성사돼, 그 이후에는 최씨에게 청탁할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을 취해왔지만, 합병 이전에도 삼성이 실제 정씨를 지원한 내용과 유사한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삼성과 최씨, 박근혜 대통령 사이의 대가 관계를 입증하는 주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겨레>가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한국승마 중장기 로드맵-기본계획안’은 2015년 6월12일 승마협회가 작성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 각종 승마 대회 출전권과 메달 획득을 위해 우수 선수를 뽑아 집중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승마협회는 계획 작성 등 기타 업무를 맡고, 삼성은 선수단 지원과 관리, 해외 업무 등을 맡기로 했다. 계획은 승마협회가 짜고 돈은 삼성이 내기로 한 것이다. 박 전 전무가 초안을 잡았고, 수정없이 승마협회 계획안으로 반영됐다.

계획안은 두 달여 뒤인 2015년 8월 삼성이 최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로 개명)와 맺은 컨설팅 계약서(▶?<한겨레> 2016년12월15일치 1면)와 선수단 구성 및 전체 예산, 마필 구입 계획 등 주요 내용이 상당 부분 겹친다. 특히 ‘공식 운영 전문 대행사’를 선정해 독일과 국내 등의 선수단 훈련 및 마필 관리 등을 맡기기로 했는데, 이는 당시 최씨가 독일에 설립을 추진하던 스포츠 컨설팅 회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계획을 보면 ‘마장마술’과 ‘장애물’ 분야에서 각 3명씩 총 6명의 선수를 선발하기로 했는데, 지원 대상은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이 선발위원회를 꾸려 선발하기로 했다. 2014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자인 정유연(정유라)씨가 마장마술 분야에 포함됐다. 정씨의 주종목인 마장마술의 경우 2015년 8월 독일로 출국해 훈련을 하기로 했다. 정씨는 2015년 5월 출산한 뒤 출국해 7월부터 독일에 머물렀다. 사실상 정씨를 위한 ‘맞춤형 계획’을 세운 것이다. 삼성과 비덱의 계약도 승마선수 6명을 지원 대상으로 삼았지만 삼성이 지난해 9월 계약을 파기하기 전까지 혜택을 준 선수는 정씨가 유일했다.

지원 예산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약 228억원이 책정됐으며, 추가로 2019년과 2020년 각각 32억원과 20억원을 책정했다. 마장마술과 장애물 선수들에게는 각각 말 2두씩을 지원하기로 했고, 훈련용 말은 약 50만 유로, 시합용 말은 100만 유로를 책정했다. 이는 삼성과 비덱간 계약 내용과 동일하다.

특히 문건 작성 당시 승마협회장이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었고, 문건 작성자는 오랫동안 최씨 쪽과 관계를 맺어온 박 전 전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삼성에 수백억원대 부담을 지우는 계획안을 협회장인 박 사장이 몰랐을 가능성은 낮고, 박 전 전무와 박 사장은 여러 차례 만나 최씨 쪽에 대한 지원을 논의한 관계다.

특검은 현재 최씨가 삼성물산 합병을 돕는 대가로 220억원대의 승마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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