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 종업원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동선(28·한화건설 팀장)씨가 피해자들과 합의하는 과정에 그룹 임원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경찰과 한화그룹의 말을 종합하면, 5일 새벽 4시30분께 폭행 혐의 등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술집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동선씨가 지구대를 거쳐 새벽 6시께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계로 호송돼 왔을 때, 이미 피해자들과 합의를 마친 상태였다. 피해자 두 명에게 합의금으로 각각 500만원씩 1000만원을 전달한 이는 한화그룹 상무급 임원이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회사 관계자는 동선씨가 어렸을 때부터 잘 아는 사이로 회사 임원 자격이 아니라 개인적인 지인 자격으로 갔다”며 “경찰 조사 받는 상황에서 동선씨가 도움을 요청해 합의금을 전달하게 됐고, 합의금도 동선씨의 돈이다. 이후 개인 변호사를 선임해 개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티엔>(YTN)은 이날 동선씨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보도했다. 이 영상을 보면 동선씨는 술집 직원에게 삿대질하며 소리를 지른 뒤 테이블에 올라앉아 손바닥으로 직원의 머리를 내리쳤다. 다른 직원이 말렸지만 막무가내로 욕설을 내뱉던 동선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저항도 하지 않은 술집 직원에게 “야, 똑바로 안 해?”라고 말하며 그의 뺨을 수차례 때렸다.
한화건설에서 신성장전략팀 팀장으로 재직 중인 동선씨는 변호사를 통해 회사에 사직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회사가 수리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승마선수인 김씨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와 함께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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