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4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지난해 10월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의 해산·통폐합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추진한 것으로 11일 드러났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 안 전 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지난해 10월13일 안 전 수석과 정동춘 케이스포츠재단 이사장이 나눈 통화 내역 시디(CD)와 녹취록을 제출했다.
당시 통화에서 안 전 수석은 정 이사장에게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의 효율적 운영과 야당의 문제제기 때문에 해산하고 통폐합할 예정이다. 안정화되면 새 재단에서 정 이사장을 비롯한 다른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보고하고 진행하고 있고, 박 대통령도 최 여사에게 이미 말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최 여사와 협의 하에 전경련 쪽에 존속 의견을 냈음에도 거절당해 서운하다. 하지만 통폐합되는 재단에서 고용이 승계된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경련은 지난해 9월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이 논란에 휩싸이자, 10월께 두 재단을 해산하고 통합재단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증거 인멸 시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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