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 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범죄혐의 피의자로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쪽에 뇌물을 공여하고,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28분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를 타고 서울 강남구 대치빌딩 3층 주차장에 도착했다. 긴장한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선 이 부회장은 ‘이 부회장의 범죄냐, 삼성 임직원들의 범죄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일로 좋은 모습 못 보여드리 점, 국민들께 정말 송구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짧게 말한 뒤 대기중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17층 특검 사무실로 올라갔다.
‘최씨 일가가 지원 직접 지시했냐’, ‘국민들 노후자금 경영권 승계에 이용했단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박 대통령에게 직접 지시 받은 겁니까?’라는 질문 등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에는 취재 기자와 시민 등 500여명이 모였고, 일부 시민들은 ‘박근혜와 공범 이재용 구속'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대가로 최씨와 딸 정유라씨,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 재단 등에 300여억원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최씨에 대한 지원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08년 삼성전자 상무로 재직하던 시절 한 차례 조준웅 특검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경영권 부당 승계와 관련해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처리됐다.
서영지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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