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창근 SK수펙스 의장이 안종범에 보낸 문자 공개
LG는 다음해 안 전 수석에 구본상 부회장 사면 청탁 정황
<한겨레> 자료사진
에스케이가 최태원 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보낸 감사 문자메시지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13일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씨 등에 대한 3회 공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면, 김창근 에스케이(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2015년 8월13일 안 전 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최태원 회장과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말씀 드립니다. 최태원 회장 사면해 복권시켜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날 새벽 최 회장은 출소했다. 최 회장은 회사돈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됐지만 2년7개월만에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이에 앞서 그해 7월24일 박근혜 대통령은 김 의장을 단독면담하고 최 회장 사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김영태 에스케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이 사면 발표 사흘 전 교도소에 최 회장을 찾아가 정부가 사면을 결정했음을 알리며 “숙제가 많다”고 말한 녹음파일을 확보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에스케이가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한 것과 최 회장의 사면 및 지난해 최재원 에스케이 부회장의 가석방 사이에 대가성이 있는지 좇고 있다.
검찰은 또 하현희 엘지 사장이 지난해 7월 안 전 수석에게 보낸 문자도 공개했다. 여기엔 “아시겠지만 LIG 건설 구본상 부회장이 4년형도 받고 95% 이상 복역을 마친 상태입니다. 깊이 반성하고 있고, 탄원서 넣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니 다시 살펴보고 선처 부탁드립니다”라고 되어있다. 하지만 이 청탁은 이뤄지지 않았다. 구본상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4년 만기수감을 마치고 출소했다. 검찰은 “이런 문자메시지들은 청와대 핵심그룹이 사면 등에서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현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