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승철 “청와대가 미르재단 쓰레기통까지 챙겼다”

등록 2017-01-19 18:59수정 2017-01-19 22:02

국정농단 재판서 여당 특검 수용날 안종범과 통화내용 공개
“특검도 우리가 컨트롤” 청-새누리, 특검 대책 논의한 정황
“안 전 수석이 출연금 정하고 검찰조사서 허위진술도 요구”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2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검찰수사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답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오른쪽)이 지난 12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검찰수사중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말한 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답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이 19일 열린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대한 출연금 모금 및 임원 선정 과정이 청와대 주도로 진행됐고 기업들은 압박감을 느껴 출연금을 냈다고 증언했다. 또 청와대가 이 사건이 터진 뒤 새누리당과 ‘특검 수사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지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이날 열린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이 출연금 규모를 정해줬다. 미르재단 출연금을 300억에서 500억으로 올린 것도 안 전 수석의 지시였다. 안 전 수석이 포스코·현대중공업 등을 찍어줬고, 500억원으로 출연금 규모를 늘릴 때 아모레퍼시픽그룹도 들어가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경련의 자발적 모금이 아니라 안 전 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이 부회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 부회장의 증언은 ‘기업들의 자발적 모금’이라는 청와대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그는 이어 “미르재단 현판식 때 청와대 경제수석실 비서관 지시로 전경련이 쓰레기통 집기류까지 렌탈해 세팅해준 내용을 아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청와대가) 쓰레기통 하나까지 세세하게 챙겼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은 “최상목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미르재단 출연 의사를 밝히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 역정을 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본부장은 검찰조사에서 “(2015년 10월 청와대 회의에서) ‘아직 출연금 약정서를 제출하지 않은 곳이 있다’는 말을 들은 최 비서관이 ‘아직 제출하지 않은 그룹이 있습니까? 명단을 알려주세요’라면서 뭐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분위기가 험악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한겨레> 등 언론과 야당이 미르재단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자 안 전 수석이 검찰 조사 등에서 거짓말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은 김영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을 전경련에서 추천한 것으로 말해달라고 했다. 김영수는 전경련 직원들에겐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이 압수수색 나올 거라고 두번 전화 왔는데 며칠 뒤 (지난해 10월26일) 압수수색이 나왔다”고 말해 청와대가 검찰 수사 동향을 파악하고 대비한 정황도 공개했다. 지난 1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재판 때 안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12일 (청와대 대책회의 때) 우병우 민정수석도 참석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전경련 직원이 지난해 10월27일 안 전 수석의 보좌관과 통화한 것을 기록한 메모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야당 특검 전혀 걱정 안하셔도 되고 새누리 특검도 사실상 우리가 먼저 컨트롤하기 위한 거라 문제없다. (중략) 너무 걱정 말라”고 적혔다. 이날은 새누리당이 의원 총회를 열어 야당이 요구한 특검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날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특검 수사와 관련해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메모다. 이날 최씨 재판에 앞서 열린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재판에서 조 전 비서관 쪽 변호인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이미경 씨제이(CJ) 부회장이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지시를 받은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허재현 현소은 기자 catalu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