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꽃길 걷던 김기춘·조윤선... 눈 맞으며 법원 출석

등록 2017-01-20 18:57수정 2017-01-21 11:21

20일 영장실질심사 위해 법원 출석
‘블랙리스트’ 묻는 기자들 밀치고 입정

“블랙리스트 존재를 여전히 모르나요.” “….” “조윤선 장관이 ‘김기춘 실장님이 시키신 일’이라고.” “….” “한 말씀만요.” “….”

꼭 다문 입술은 자물쇠를 채운 듯 움직이지 않았다. 20일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청사 입구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잠시 서는 것도 거부했다. 가까이 다가와 질문하는 기자들을 밀치다시피하며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성난 사진 기자들의 고함이 뒤따랐다.

김 전 실장이 이날 공개적으로 한 말은 “엘리베이터가 왜 안 오나”가 유일했다. 법원으로 가기 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그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지 않자 기자들 앞에서 당황한 듯 꺼낸 말이다.

김 전 실장에 이어 3분여 뒤 도착한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출석 모습도 김 전 실장과 비슷했다. 조 장관도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쫓기듯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김 전 실장은 약 3시간 정도 실질심사를 받았고 조 장관은 김 전 실장 심사가 끝난 뒤인 오후 1시40분부터 심사가 시작돼 오후 4시59분께 심사를 끝내고 법정 밖으로 나왔다.

법정을 나오는 조 장관의 주변에는 덩치 큰 남성들이 여러 명 붙어 사진 촬영을 막다시피했다. 문체부 소속 방호원인 이들은 “공무수행중”이라며 항의하는 기자들에게 맞섰다. 조 장관이 구속되면 현직 장관의 첫 구속 사례가 된다. 한 기자가 물었다. “영장이 청구됐는데 사퇴할 생각 없으세요?” 대답 대신 조 장관의 ‘경호원’이 그를 막아섰다.

김 전 실장은 ‘좌파 성향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과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조 장관 역시 재직 때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장관은 최근 특검 조사에서 “김기춘 전 실장이 블랙리스트 작성을 시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한 언론에 보도됐으나, 조 장관은 즉시 문체부를 통해 “그렇게 진술한 적 없다”고 부인하는 문자를 기자들에게 날렸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됐다. 영장 심사가 끝난 뒤 두 사람은 서울구치소로 이송돼 각각 독방에서 수의로 갈아입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렸다. 이들은 이미 증거인멸로 간주될 수 있는 ‘입맞추기’ 정황 등이 드러났고,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신동철 전 차관이 구속된 상황이라,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의 구속 가능성이 법조계에서 조심스럽게 점쳐졌다. 하지만 직권남용 혐의가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되는 것이 드물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례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허재현 현소은 기자 cataluni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