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최순실씨 녹취록. 유튜브 화면 갈무리
“아휴 큰일 났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13차 주말 촛불집회 중에 최순실씨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무대 위엔 기타를 든 한 남성이 잔잔한 기타 반주에 “아휴 큰일 났네. 아휴 큰일 났어. 다 죽었네. 다 죽었어”라는 노랫말로 열창을 시작했다. 폭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연신 웃었다.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녹취록을 바탕으로 만든 3분 분량의 노래 ‘큰일났네’가 화제다. 이 곡은 지난해 12월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최순실씨 녹취록을 이용해 만든 노래로, 최씨 특유의 말투가 묻은 그의 말이 가사다. 곡을 만든 이는 1983년 문화방송(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에밀레 멤버 심재경씨다. 심씨는 낮에는 재무컨설팅 일을 하고, 밤에는 노래를 만든다.
화제의 곡 ‘큰일났네’는 어떻게 세상에 공개됐을까. 심씨는 22일 오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청문회 당시 최순실씨 음성이 나온 걸 듣게 됐고, 이후에 보도가 많이 됐는데 (최씨 목소리를) 반복해서 들으니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다”며 “최씨 녹취록에 나온 말을 인용해 가사를 만들었고, 30분 만에 곡을 완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씨 스스로 ‘큰일났다’라고 자백을 한 부분이 청취자들에게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심씨는 지난해 12월23일 자신의 유튜브에 노래를 공개했다. 누리꾼들이 동영상을 활발히 공유했다. 심씨는 최근 <한겨레티브이> 시사탐사쇼 ‘김어준의 파파이스’ 등에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연일 자신에게 쏟아지는 반응에 “조금 얼떨떨하다”면서도 후속곡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오는 25일께 ‘큰일났네’ 음원도 공개된다. 심씨는 “보컬 트랙을 뺀 반주 버전 엠알(MR) 음원도 공개할 예정인데, 다운 받아서 각자 본인 버전으로 ‘큰일났네’를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는 “과거엔 향토적이지만 재미있고 긍정적인 가사와 노래를 만들었는데, 사회참여형 가수가 됐다”며 웃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다음은 ‘큰일났네’ (feat.최순실) 곡의 가사다.
(아유 클랐네) 아유 큰일났네, 아유 큰일났어. 다 죽었네 다 죽었어
어유 그걸 왜 못 막았어? (근데 왜 못 막았어)
그걸 그렇게 하면 어떡해
걔는 그런 쓸데없는 얘기를 뭐 하러 했대. (아 대체 왜 그런대)
아유 클랐네, (아유 클랐네) 아유 뭐라고 해야 해. 다 죽었네 다 죽었어
그걸 얘기를 좀 짜보고 (아니지 그거를 이렇게만 되니깐 다 이래서 이거를 그렇게 몰아갈 게 아니라)
저기 그니까 이렇게 할래다가
(저렇게 될 뻔 했던 거를 그렇게 했다. 인제 그런 식으로 가야 될 것 같애)
저렇게 된 걸로 몰아가야 댈 거 같아
아유 클랐네 (아유 클랐네) 아유 어뜨카냐
이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해야 댈 거 댈 것 같아
이렇게 했던 저걸로 해서 하지 않으면
(근데 인제 그거를 자꾸 그런 식으로 이렇게 이게 되면은, 분리를 안 시키면 다 죽어. 그래 가지고 이제 나도 이제 분리 시켜가지고 그게 다 이제)
분리를 안 시키면 다 죽어
아유 큰일났네 (아유 클랐네) 아유 큰일났어. (아유 클랐네)
다 죽었네 다 죽었어. (다 죽어 다 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