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 증인 출석
“정씨처럼 능력 있는 선수 위한 영재 프로그램 마련 지시”
“하정희 순청향대 교수가 최순실 소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2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키워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차관은 23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대통령에게 정씨를 키워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직접 말씀을 들어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답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5년 1월 김종덕 문체부 장관과 박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이 유일하게 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였다.
김 전 차관은 “2014년 4월께 정치권에서 ‘공주승마’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딴 선수에 대해 부정적인 게 나오는 게 안타깝다, 정씨처럼 끼 있고 능력 있고 재능있는 선수를 위한 영재 프로그램을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게 대통령 말씀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예로 든 거고 방점은 스포츠 인재 육성이 아니었느냐”는 박 대통령 대리인에 질문에도 김 전 차관은 “제가 말씀드리긴…. 당시에는 정유라씨 얘기를 해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답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승마협회 비리 문제 제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씨가 정윤회씨의 딸인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또한 김 전 차관은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에게 “남편이 정윤회”라는 소개를 받아서 최순실씨를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강일원 재판관은 “차관이 아무나 만나지도 않고, 최씨가 체육계 금메달리스트나 원로가 아닌데 왜 만났나”라고 묻는 질문에 “저를 차관직에 추천해준 사람의 지인이 ‘최씨를 만나보라. 남편이 정윤회다’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전 차관은 지인을 밝히길 거부하다 이진성 재판관의 거듭된 추궁에 “그 지인이 하정희씨”라고 실토했다.
하 교수와 최씨는 정유라씨가 졸업한 서울 경복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하 교수는 그동안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동료 교수였던 김종씨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추천했다는 의혹도 받았왔다. 하 교수는 20대 남성으로 하여금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온라인 수업을 대리 수강하도록 한 혐의(업무방해)로 22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의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하 교수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김민경 김지훈 기자 salmat@hani.co.kr